소지섭 리턴 시리즈

미안하다 사랑한다 (5/1~5/4) -> 04년 12월 종영
발리에서 생긴일 (4/20~4/30) -> 04년 3월 종영

걍 소지섭을 좋아하기 때문에,,, 안보았었던 드라마 '발리..'를 보았다.
소지섭 인텁 기사 중에 본인이 터닝 포인트로 '발리'를 꼽았는데 정말 소지섭의 인생연기였다 싶다.
정말 내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훨~~~씬 조인성보다 연기가 나았다. (조인성 미안, 난 소간지 팬..)
뭔가 미묘한 캐릭터와 그 심리를 정말 잘 표현해 냈다. 소간지 팬이라서 그런지 스토리에는 비공감!
조인성이 아무리 오열 연기를 펼쳐도 '장재민' 캐릭터는 나한테는 방해꾼으로밖에 안보임 ㅡ.ㅡ
이수정하고 강인욱이 행복하게 살수도 있었자너!!!
왜 장재민이 존재해서는 ㅡ.ㅡ (라고 생각하는 서브남주 소지섭 팬)
근데…. 정말 그시기에는 파격적인 스토리였었겠다 싶다.
그리고 소박하고 절묘하게 연기 잘한 하지원에게 참 팬심같은게 생김 (원래부터 호감 좀 있었음)

왠지 발리를 보고나서 허전한 마음이 생겨,,
바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다시보기 했다.
그리고 3일만에 다 보았다. 이름도 다 잊었던 송은채와 차무혁.
이 드라마의 흥행은 많은 연기자들이 힘을 잃지않고 자기 자리에서 연기를 잘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차무혁과 오들희, 차무혁과 쌍둥이누나 서경과 갈치의 관계,,
오히려 무혁/은채의 러브라인보다 쪼금 더 가슴이 아팠던 관계들.
특히 갈치가 막 죽지말라며 우는 씬,, 오들희한테 라면 얻어먹는 씬,, 너무 슬퍼서 눈물 찔끔 난다.

이거 보고 오들희 반응 궁금해서 애니메이션 찾아봤다.
거기서도 오들희 오열이나 극한적 슬픔 이런건 없었고,,, 암시적으로만 나옴.
아마 많이 슬펐겠징.. 애니메이션보고 그나마 조금 해소됬다.
지금봐도 정말 재미있었고 패션트렌드(무혁/은채 패션)에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캐릭터들이었다.
아 정말 10여년 전의 명작 드라마였다! 이런 드라마의 주인공이 소지섭이었어서 참 좋다.

0.1 kg 애쓰기

2주 동안 제안서가 맡겨졌는데,, 
정말 혼자 고군분투 했다. 

예전 문서들,, 취합한 것들,, 그런거 짜집기였지만
그래도 당위성과 논리를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스토리 만들어내느라 고생고생했다. 
내가 제안서의 달인도 아닌터라 힘들었다. 

여튼 결과물은 그냥 내 스타일대로 써버렸다. 
머 미사여구 없이 그냥 곧이곧대로다..

어제 제안발표 하고 나니 진이 쫙 빠지면서
내가 뭘 위해서 정초부터 2주간 야근, 새벽퇴근, 주말근무를 해가면서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마침 엄니가 집에 와계셔서, 
'엄마, 난 일복이 많은가.. 왜 난 일도 많고, 일 주어지면 마구 하게 되지?' 그랬더니
'니 성질이 원래 그렇다. 연구하는 스타일이라 그래.
뭐하나 하면 집중력이 있지. 고등학교때 새벽 1~2시까지 공부하고 그랬다'
'잉 내가 그랬다고?' 솔직히 정말 난 기억도 안난다 ㅡ.ㅡ 멀 그렇게 공부했어? 지금은 다 까먹었어;;
가족들이 바깥에서 시끄럽게 해도 '떠들어라 난 공부한다' 스타일이었다고…

아무래도 난 태엽인형처럼,,
해야 하는 공부니까 했고,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하는 듯.. 
(호기심이 좀 많은 점이 더해져서.. 연구하는 스타일 ㅡ.ㅡ)

그런데 하다보면 빠져들어서 이걸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도 잘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좀 있는듯.
먼가 결과물도 잘 나와야 한다. 
당시에 공부도,, 욕심없어 보이지만 사실 속내는 욕심이 있었던것 같다.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던걸 보면.. (ㅎㅎ자랑질?)

그런데 큰 생각은 많이 없었던것 같다.
지금은 비로소 내 생각도 좀씩 생기는 듯, 
왜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금보다 더 생각도 뚜렷하고 명확해졌으면 좋겠다.

내가 태어날 때 2.6 kg이었다고 한다. 
엄니가 하도 입덧을 심하게 하셔서..
2.5면 인큐베이터인데 0.1 kg때문에 인큐베이터에 안들어갔다고 한다.

나를 정상 범위 안에서 버티게 한 그 0.1 kg 안에 
나의 숨겨진 욕심과 열정이 있었던 것 같다! (오글오글? ㅋ)

엄니는 항상 덧붙이신다. 그렇게 작게 나와서는 엄청 먹었다고….

좀더 커서 삼남매에게 밥먹으라 하면
살 올라서 태어났던 동생들은 깨작깨작 하고.. 
한 공기 싹싹 다 먹는건 나였다고.. ㅡ.ㅡ; (결론이 이상하군)

10 Tips on Writing from David Ogilvy

10 Tips on Writing from David Ogilvy

1. Read the Roman-Raphaelson book on writing. Read it three times.
2. Write the way you talk. Naturally.
3. Use short words, short sentences and short paragraphs.
4. Never use jargon words like reconceptualize,demassification, attitudinally, judgmentally. They are hallmarks of a pretentious ass.
5. Never write more than two pages on any subject.
6. Check your quotations.
7. Never send a letter or a memo on the day you write it. Read it aloud the next morning — and then edit it.
8. If it is something important, get a colleague to improve it.
9. Before you send your letter or your memo, make sure it is crystal clear what you want the recipient to do.
10. If you want ACTION, don’t write. Go and tell the guy what you want.

광고계의 전설 데이빗 오길비의 “글쓰는 법”

글을 잘 쓴다면, 여러분의 승진 확률이 높아집니다.
영리한 사람이 글도 잘 씁니다.
주관이 애매한 사람은 글도 애매모호합니다.
말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글을 잘쓰는건 타고나서가 아닙니다.
글을 잘쓰려면 글을 잘 쓰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제가 여기 10가지 힌트를 말씀드립니다.

1. Roman-Raphaelson의 “book on writing”을 읽으세요. 세번 정독하세요.
2. 대화하듯 쓰세요. 자연스럽게.
3. 짧은 문장으로 쓰세요. 간단한 단어와 문단으로 글을 구성하세요.
4. 보여주기식으로 꽤 그럴싸하거나, 똑똑해보이는 듯한 괜히 잘 모르는 용어는 사용을 피하세요.
5. 어떤 주제든 2페이지를 넘게 쓰지 마세요.
6. 인용구는 항상 체크하세요.
7. 완성된 글은 당일에 보내지 마세요. 다음날 아침에 다시읽고 수정하세요.
8. 중요한 글이라면, 동료 혹은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받아 개선하세요.
9. 글을 보내기전에,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가 분명한지 확인하세요.
10. 실천이 중요한 일이라면, 글을 쓰지 마세요. 직접 가서 당신이 원하는 걸 그들에게 말하세요.

여행 준비,, 내일 떠난다 ~

엄니로부터 태생적인 영향이 있는건지,, 나는 그림을 많이 좋아한다.
대학때도 서양미술사, 현대미술사 수업을 가장 재미있게 들었고
대학원에서 미술사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고민도 좀 했었다.

이미 현재 직업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가 오래 됬으니,,
지금은 그림 관련 책들과 전시회 관람으로 아주 가끔 머리를 환기시켜 주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번에 여행지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행지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본것은 11월말경부터이다.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가볼데가 참 많고 특히 볼 그림도 많다게 너무 좋다.
물론 유럽 어디를 가나 그럴 것이긴 하지만, 특히 이번 여행지들은 더 그런것 같다.
그래서 여행 준비를 하면서 너무 좋고 설렌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무언가를 정리하고 깊이 생각하러 간다기 보다는,,
그냥 마음 편하게 놀러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럴 기회가 이제 별로 없을 거라는 막연한 예감이 좀 있어서.

그리고 여행을 가면 온라인에 내 경험을 공유하지 않고 
내 여행 일지에다만 적고 정리해 놓을 셈이다.
물론 혼자 있어서 사람이 그립고, 또 지인들이 더 그리울 수도 있지만..
일단은 오롯이 혼자서 겪고 느끼고 기록하고 싶어서이다.

2주 동안 열심히 아래와 같이 순서대로 준비했다.
1. 여행지 알아보기, 동선 짜기, 미리 표 구매 : 기획적 준비
2. 짐싸기 : 물질적 준비
3. 여행지 관련 영화보기 : 감성적 준비

배경들을 보려고 다시 보게된 영화들 얘기 좀 하고 싶다~

내어머니의 모든것 
역시 알모도바르 좋다.. 그냥 말하고 싶은것이 뭔지 알것 같았다.
평범하지만은 않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여자들의 심적인 특징 및 습성들을 매우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
쥰세이의 한결같고 진지한 캐릭터가 좋다. 많은 것들을 다뤄서 좋다.
치골리의 그림 찢는 대목에서 진심으로 헉 했다.

비포선라이즈 
역시 그때도 지루하게 봤는데 흥미로운 대화는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키스 좀 그만해라 하고 싶었음,, 정말로 로맨틱하다거나 특별하다는 감흥이 없었다는 ㅡ.ㅡ

미처 못본 영화는 프라하의 봄, 아멜리에, 미드나잇인 파리

그럼, 잘 다녀오겠슴다 ! 이제 내년에 글 올리겠슴다 ^^
행복한 12월 되시길~

이홍기 – 중독된 사랑

복면가왕의 이번주 가왕 "하면된다"가 부른 노래. '중독된 사랑'
엇? 이 노래는 작년 복면가왕에서 이홍기가 불렀을 때 무지 좋았던 그 노래!
이번주 새로운 가왕의 버전은 좀 별로였다.
이홍기의 목소리톤이랑 이 노래가 너무너무 잘어울린다.

여튼 그 노래가 다시 생각나서 올려놓는다.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복면가왕 베스트 5개 (순서대로)
1. 조장혁 – 제발 (원곡: 들국화)
2. 이홍기 – 중독된 사랑 (원곡: 조장혁)
3. 산들 – 응급실 (원곡: izi)
4. 김연우 – 만약에말야 (원곡: 노을)
5. 거미 – 양화대교 (원곡: 자이언티)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이렇게 너의 집까지 오고만 거야
넌 나를 떠나도 매일 널 바래다 준 습관
눈물로 남아서

소리 없이 끊는 전화에
몸서리치게 네 모습 더욱 그리워
너의 그 따뜻한 목소리
이젠 더 이상은 내 것이 아닌데

잊었니 너와 나 사랑했던 날 모두
이젠 너의 기억 저 멀리 잠든 추억인 거니
아직도 널 잊지 못해 견딜 수 없어
눈물로 하루를 삼키는 내게

제발 다시 돌아올 수 없겠니
너 없는 세상 어디에서도
숨쉴 수 없는 날 위해

들어줄 넌 곁에 없지만
가만히 너의 이름을 혼자 불러봐
예전에 어쩌면 그랬던 니가 대답해 줄까
하는 미련에

잊었니 너와 나 사랑했던 날 모두
이젠 너의 기억 저 멀리 잠든 추억인 거니
아직도 널 잊지 못해 견딜 수 없어
눈물로 하루를 삼키는 내게

잊었니

너 없는 세상 어디에서도
너 없는 세상 어디에서도
너 없는 세상 어디에서도
숨쉴 수 없는 날 위해
날 위해

미스터 노바디 (Mr. Nobody)

미스터 노바디 – 자코 반 도마웰 
(영화를 보신 분들만 읽어보시길 권장함)
 

참 복잡하고 특이한 영화였다. 
평소에 비주얼이 좀 특이하다 생각했던 자레드 레토가 나왔고, 
꽤 괜찮은 영화로 기억되는 제8요일의 감독 자코 반 도마웰의 영화였다. 
마치 초현실주의 그림을 보는 마냥, 의미를 찾고 해석해 보는 것의 재미가 있는 영화? 

이 영화를 한차례 본 상태에서 느낌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봐야겠다.
한차례라고 얘기한 것은 몇번 더 봐야 좀더 이해하고 재미를 찾을 수 있을것 같아서. 

마치 주말에 즐겨봤던 인생극장과 같았던, 하지만 2개의 인생이 아닌,, 
무려 9개의 인생이 펼쳐졌다. 이것도 영화관련 기사를 서칭해 보고 알았다. 
너무 정신없어 세어볼 세가 없었기 때문에. 

무의식과 의식, 현실과 비현실, 이야기와 실재, 과거와 미래, SF와 멜로 드라마를 오가며 
감독의 무질서한 장난짓거리라고도 치부할수도 있지만, 
영화를 본 후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많았고, 꽤 생각을 많이 하게 됬다. 

선택(혹은 결정) Life is C(Choice) between B(Birth) and D(Death) 

1. 자의적으로 하는 선택 
니모가 마리를 기다리는 선택. 어떤 것을 선택할 때 내 의지가 많이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이렇게 선택하고 결정되는 것이 가장 좋은 인생일까? 
좋은 인생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후회가 가장 적을 최선의 선택이 아닌가 한다. 

2. 마음이 시키는대로 한 말 한마디로도 결정되는 미래 
니모와 마리의 청소년 시절, 그때의 말 한마디로도 결정이 될 수 있는 미래. 
물론 그 말을 내뱉는 것은 내 마음의 선택. 

3. 일종의 도박처럼 내키는대로 선택 
니모가 진을 선택할때 처럼,, 살면서 그럴 때가 있다. 
그냥 도박처럼 내키는대로 선택해버리거나 결정되어지는. 
'저 축구 경기가 이기면 난 **할것 같다' 이런 경험이 정말 나도 있었다. 
나와 아무 상관없는 축구 경기에 왠지 내 미래가 결정될것 같은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다. 

4. 오기가 발동해서 하는 선택 
니모와 앨리스의 이야기. 포기하지 않는 '오기', 물론 살면서 '오기'를 가진다면 나쁘지는 않지만, 
순작용은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방향일 때만이다. 

그럼 이 영화는 인생에서 선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이야기인가? 
사실 그것보다는 더 크고 더 많은 것을 얘기하고 싶어하는것 같다.
또 재미있는 건 인간관계만 다뤄져서 니모의 직업이 뭔지는 크게 중요치 않았다는 거다.

인연과 필연 
영화 초반에는 세 명의 여자를 보면서 선택만 다른거지 그 감정이나 인연은 다 똑같겠지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볼 수록, 그 사람은 한사람이었구나..라고 깨달았다. 
감정의 크기와 깊이 달랐다. 어찌되었건 만날 사람은 만난다. 강한 인연은 있는 법이라고.
둘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니모와 마리가 외적 요인으로 물리적으로 헤어져야 했을 때,
서로 좋아하고 헤어지기 싫으면 만나면 되지? 라고 생각했다.
주소 알아내서 버스타고 만나러 가면 되지않나? 방법이 있잖아.. 라고 생각했다.
아마 그들은 어리기 때문에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그 방법을 몰랐을게다.

난 그들보다는 나이가 많은 제 3자니까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은 모든것이 어렴풋한 청소년 시절이었기 때문에 어찌할 수 없지 않았나 한다.
살면서 제일 괴로운건 원하는 것은 있지만 그걸 위해 정확히 뭘 해야할지 모를 때인것 같다.
제 3자가 보거나,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면, '왜 단순한걸 몰랐을까' 하게되는.

그래서인지 동그라미 여러번 겹쳐 그려놓은 자리에 마리가 나타나는 장면이
이 영화의 climax 같았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연'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느껴졌다.
모든 것을 잊었을 때도, 죽는 순간에도 되내이는 이름이 되는 인연.
여튼 그 인연과 필연이 딱 한 사람인 인생이 행복한 것이지 않을까.. 한다.

이 영화에서 다루고 싶어하는 것은 매우 많았다.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철학, 실존에 대한 문제, 시간관념에 관한 것,
상상력과 이야기 혹은 꿈에 관한 것,
나 개인적으로도 살면서 문득문득 들었던 경험과 생각들이 영화의 군데군데 녹아 있었다.
유독 보는 사람 나름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인 듯 하다.

남은 시간을 같이 하는 '시간'에 남는 사람,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게 되는 '마음'에 남는 사람,
죽을 때 되내이게 되는 '무의식'에 남는 사람,

그저 감수성 자극하려고 만든 영화들 처럼 살면서 저 인연들이 제각기 다른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
(몰랐는데 요즘 깨달은건,, 난 참 고지식해버려.. ㅡ.ㅡ)

 

 

 

 


 

그래비티 (Gravity)

그래비티 – 알폰소 쿠아론 감독

주위 평들이 하도 좋아서, 꼭 봐야겠다 마음먹고 보게된 영화.

사실 산드라 블록의 연기를 빼고는 기대만큼 엄청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왜?
그냥 단순한 이유다. 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소재여서 크게 공감할 수는 없었고, 
이 영화를 만든 의도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3D로 봐서, 영화로 재현된 우주공간에서의 체험 자체가 재밌었긴 했다.
여튼 그래도 인상적인 영화였고 느낀 점은 있었기에 평을 써보고자 한다.

인간인지라 인간사의 이야기들은 어디를 가든 거기가 우주공간이든 따라온다는 것.
바람난 부인 이야기, 딸이 죽은 이야기, 고향은 어딘가,, 하는 시시콜콜한 인간사 이야기들.
우주공간에서의 일이 지구로 생중계되는 SF단편 소설도 생각나고, 영화 The Moon도 생각났다. 
기억이 맞다면 The Moon에선 월드 시리즈 우승팀 이런 얘기들을 우주에서 해대고 있었던 장면이 있었네.

곰곰히 곱씹어보니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굳이 붙여보는 철학적인 의미랄까?
그건 인간이 작기 때문에 살아 남을 수도 있고, 인간이 작기 때문에 먼지처럼 사라질수도 있다는 것.

1. 어떻게 살아남을 수가 있지?
엄청난 속도로 몰려오는 위성 파편들, 엄청난 속도로 튕겨나가는 인간의 몸,,
실제로 가능한거야? 라는 의문은 차치하고서라도.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가 있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장면을 보고 갑자기 깨달았다.
인간이 너무 작기 때문에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을.

그런 장면들을 보고 오버스럽지만 이렇게 까지도 생각을 했다. 
불행을 줄 수 있는 큰 일들이 많겠지만 인간의 존재가 작고 생이 짧기 때문에,
우리는 어쩌면 많은 것들을 피해가고 있다는 것을. 또한 나를 지탱해주는 것들을 꼭 붙들어야 한다는 것을.

2 시간과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들
엉킨 줄 때문에 살아남았지만, 또 그 엉킨 줄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우주에서는 우주복때문에 살아남았지만 지구의 물 속에서는 우주복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당신이 나를 살렸는데, 이제는 내가 당신을 살릴 수 있을까..?

역시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다. 
지금의 행복이나 불행의 요소가 일관되게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관계 또한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뀜에 따라 언제든지 뒤바뀔수도 있는 것일게다.

What's the point of living? (조지 클루니의 대사 중 인상 깊었다)

 

블루 재스민

재스민 지켜보기..
좋은 옷에 돈 팍팍 쓰면서 말투도 고상한것 같은 그녀가
그렇게 끔찍한 일을 당했으리라고는 짐작도 못했다.

허영심에 관한 고찰
재스민이든, 자넷이든,, 근데 자넷이란 이름은 특별해 보이지 않다나. 
그렇게 재스민 이라는 허영심과 허세로 포장된 그녀.
차이만 있을뿐이지 누구에게나 있는 허영심.

여자만이 특별히 더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며 꼭 좋은 물건을 탐하고 자랑하는 것만이 허영심이 아니다.
남자도 허영심에 관해서는 마찬가지 아닌가 한다. 
드와이트 또한 재스민이 그런일을 당한 무직녀였다는 걸 알았다면, 그녀와 사랑에 빠졌을까?
치과의사는 또 뭐니. 아마 유부남이었을 것 같다는 강한 느낌. ㅡ.ㅡ

그래도 그녀의 신경쇠약을 보고 있자니,, 
'미안하지만 당신의 선택이니 그래도 싸다'라는 생각도 좀 들었지만,
만약 그녀가 내가 알고 있는 한 사람이었다면, 
과거의 자기를 못버리고 그녀를 맞춰줄 또다른 누군가를 만나든
아니면 세상과 가치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마음이 안정되든
그녀가 현실로부터 편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 할을 보며, 
세상은 언제나 인과응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새겼다. 부끄럽지 않게 좋게 잘 살아야 함..

 

 

그나저나 이 허영심에 관해서는 나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한다. 
속물적인 허영심보다 좀,, 지적 허영심이나 경험(?) 허영심 이런 거 조절해야 할것 같다.
아주 아주 담백하게 기름기 쫙 빼고, 진정으로 내실을 채우며 살고 싶은디~~ 
아직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혼자 하는 여행..

올해 초 '이제 휴가는 잘 못갈꺼야. 휴가 낼 수 있을 때 내' 라는 말에 휴가를 홀랑 냈고,
당시 심경이 많이 복잡해서 어딘가로 그냥 떠나고 싶다는 즉흥적인 생각에,
강변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목적지는 정동진. 그냥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서.
빈방 있는 펜션도 미리 알아보고. '어차피 1박이니깐' 하면서.

여행경로: 모래시계 조각공원, 정동진 해돋이, 하슬라아트월드, 동명락가사,, 요렇게.
책: 버스에서 읽으려고 책 '설국' 하나 들고 갔는데, 
마침 창밖에 눈이 많이 온 풍경을 보고  '요 책 잘가지고 왔네!' 생각했던.

내가 혼자 했던 여행들을 생각해 봤다.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짐을 꾸려 어디론가 떠났던 게,,
시애틀에서 1박, 빅토리아 아일랜드에서 1박 했던.
크게 보면 캐나다로 혼자 떠났었으니까 그 시간들까지도 포함할 수 있을듯 하다.

여튼 그때 정동진을 혼자 여행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1. 지금은 혼자니까 모든 선택권은 나한테 있다. 
그러니까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는거다.
내가 고른 이 음식이 맛없어도 다 내 책임이다. ㅎㅎ
내가 짠 여행경로가 나를 힘들게 해도 다 내 책임이다.

2. 어떤 아슬아슬한 계단을 올라가면서 또 문득 들었던 생각,,
혼자니까 절대 다치면 안된다. 지금은 아무도 나를 직접적으로 돌봐줄 사람이 없다.
더 조심조심 다니자. 나를 내가 더 챙기자.

외롭기는 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그 시간들과 공간들이 나에게 잘 새겨졌다.
그래서 또 떠나보고 싶다.

이병률의 <끌림>이란 책을 읽어보니 더욱더 드는 생각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 내용을 하나도 몰라서 보기 전에 포스터만 보고 평범한 사랑얘기인줄 알았었다.
여자애를 업고 바닷가를 거니는 그 장면만 보고 '여자애가 업어달라고 졸랐나 보다' 인줄 알았네.

그냥 여기저기 평이 좋아서 기대했었는데 기대에 좀 못미치긴 했으나, 
여운이 남는 영화였긴 하다.

특히 나에게 가장 강하게 남은 느낌이 '향수'이다.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츠마부키 사토시의 사랑에 빠진 얼굴과 미소에서 갑자기 찡하게 느꼈다.
근데 정말 저 멀리에 있는 고향이나 혹은 훨씬 더 멀어진 시간이 그리워지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향수'라는 느낌이 이런건가 보다 하고 순간적으로 스쳐갔다.
그럴만한 사유가 있으려나? 얼굴이 까맣고 눈이 땡그란데.

사실 베이비 페이스에 스윗한 느낌이라 남자 얼굴로 좋아하는 얼굴이 아닌데.
희안하게 이 배우의 영화들이 하나같이 다 참 좋았다. (악인, 마이백페이지, 워터보이스)
정말 연기가 너무 좋은 배우여서 그런것 같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더 좋아졌다. 일본 배우 중 제일 좋다.
영화 얘기는 안하고 왠 남자애 얼굴 얘기만 하다 끝나네. 그만큼 남는게 그거밖에 없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