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kg 애쓰기

2주 동안 제안서가 맡겨졌는데,, 
정말 혼자 고군분투 했다. 

예전 문서들,, 취합한 것들,, 그런거 짜집기였지만
그래도 당위성과 논리를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스토리 만들어내느라 고생고생했다. 
내가 제안서의 달인도 아닌터라 힘들었다. 

여튼 결과물은 그냥 내 스타일대로 써버렸다. 
머 미사여구 없이 그냥 곧이곧대로다..

어제 제안발표 하고 나니 진이 쫙 빠지면서
내가 뭘 위해서 정초부터 2주간 야근, 새벽퇴근, 주말근무를 해가면서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다.

마침 엄니가 집에 와계셔서, 
'엄마, 난 일복이 많은가.. 왜 난 일도 많고, 일 주어지면 마구 하게 되지?' 그랬더니
'니 성질이 원래 그렇다. 연구하는 스타일이라 그래.
뭐하나 하면 집중력이 있지. 고등학교때 새벽 1~2시까지 공부하고 그랬다'
'잉 내가 그랬다고?' 솔직히 정말 난 기억도 안난다 ㅡ.ㅡ 멀 그렇게 공부했어? 지금은 다 까먹었어;;
가족들이 바깥에서 시끄럽게 해도 '떠들어라 난 공부한다' 스타일이었다고…

아무래도 난 태엽인형처럼,,
해야 하는 공부니까 했고,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하는 듯.. 
(호기심이 좀 많은 점이 더해져서.. 연구하는 스타일 ㅡ.ㅡ)

그런데 하다보면 빠져들어서 이걸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도 잘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좀 있는듯.
먼가 결과물도 잘 나와야 한다. 
당시에 공부도,, 욕심없어 보이지만 사실 속내는 욕심이 있었던것 같다.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던걸 보면.. (ㅎㅎ자랑질?)

그런데 큰 생각은 많이 없었던것 같다.
지금은 비로소 내 생각도 좀씩 생기는 듯, 
왜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금보다 더 생각도 뚜렷하고 명확해졌으면 좋겠다.

내가 태어날 때 2.6 kg이었다고 한다. 
엄니가 하도 입덧을 심하게 하셔서..
2.5면 인큐베이터인데 0.1 kg때문에 인큐베이터에 안들어갔다고 한다.

나를 정상 범위 안에서 버티게 한 그 0.1 kg 안에 
나의 숨겨진 욕심과 열정이 있었던 것 같다! (오글오글? ㅋ)

엄니는 항상 덧붙이신다. 그렇게 작게 나와서는 엄청 먹었다고….

좀더 커서 삼남매에게 밥먹으라 하면
살 올라서 태어났던 동생들은 깨작깨작 하고.. 
한 공기 싹싹 다 먹는건 나였다고.. ㅡ.ㅡ; (결론이 이상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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