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렐조카쥬 백조의 호수 in LG아트센터

블로그를 찾아보니 2010년 매튜본 버전을 봤더라 매튜본 버전 감상문
이번에 아트센터에서 프렐조카쥬 라는 프랑스 안무가 버전을 한다길래 관심 있었는데,
홍보 영상을 보면 볼수록 보고 싶어서 마음먹고 오늘 보게 됐다.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적어 놓는다.
그냥 이 공연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몸짓이 자유롭고 다채롭고 재밌다”
칼군무이지만 칼군무 같지 않은.. 이 느낌 뭔지 알라나?
그리고 이상하게 공연장에서 새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1) 테크노 차이코프스키
처음 장면이 현대의 군상을 표현한 군무였다.
고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급 분위기가 바뀌어
테크노 차이코프스키 음악과 현대무용이 나왔는데 갑자기 찡한게 느껴졌다.
아름다운데 음악이 너무 잘 어울려서 오랜만에 춤을 보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2) 역시 시각적으로 가장 예쁜 백조의 군무
빛과 그림자로 그들의 춤이 표현이 되고 있을 때는 그 장면이 마치 추상화처럼 보였다.
마지막에 백조들이 쓰러질때 진짜 내가 다 고통스러운 것 같이 느껴졌다.
내 얼굴 표정이 나도 모르게 매우 찡그리고 있었다는.

3) 매력적인 흑조의 춤
흑조는 백조의 춤보다는 빠르고 에너제틱하고 매력적이다.
이들의 춤을 볼 때는 마치 한편의 미디어아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백조의 호수니까 백조 이겨라! 했다.
블랙스완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백조가 더 좋다.

대학교 1학년 때 철학과 교수님이 수업에서 하신 말 중 가장 잊혀지지 않는 말이 있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자유로운 직업이 무용수,
반대로 자기 자신이 가장 자유롭지 못한 직업이 공장 노동자이다.”
라는 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정의였다.
아마도 자신의 몸 쓰임의 자율성 때문이겠거니.
그래서 막춤이라도 추면 그렇게 재밌고 자유롭다는게 느껴지는건가 ㅋㅋ

그림을 잔뜩 보고 나니,

주말 내내 그림을 많이 보았다.
시각적 예술이 좋아서인지, 그 일이 참 재밌긴 했다.
만약 유사한 공수 투자의 댓가로 월급보다 많이 번다면
그냥 이 일만 하고 싶었다.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야 하겠지만..

수십점의 그림을 한꺼번에 보고 나니
이 분들의 예술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들었다.
그 중 인상적인 작품들이 몇점 있었다.
가장 와 닿은 작품은 딱 한개,
그리고 그림이 예쁘다고 생각되는거 몇개

어제 느낀 예술의 의미는,
인생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내는 것
인간의 감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
관객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것
눈에 보기 좋은 조화로운 색상의 조합
눈에 보기 좋은 예쁜 그림

예술을 가지고 Business Model 을 만들고 싶은건데,
여기에 아무 생각이 없으면 안될 것 같다.

진정한 의미는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계속 배워나가고 싶다.
엄마가 ‘니가 이걸 하다 보면 그림을 그리게 될 수도 있어’ 그러셨다.
그건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지금 내 행위들도 어떻게 보면 시각적인 산출물이다.
완성도가 아직은 낮아서 그렇지..

이제 시작

귀한 샘플을 찍어 본 게 8개월 전이었다.
카메라를 막상 지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때,
회사 후배와 그 장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마침 그 친구 어머니가 그 주에 전시회를 한다고 했고,
후다닥 약속을 잡아 우연치 않게 찍게 되었다.

전시회를 찍고 있을 때 어떤 분이 미술평론가라면서
이것에 관심 있는 아티스트들이 많다며 내 연락처를 받아갔다.
그리고 그 날 나를 아티스트가 잔뜩 있는 단톡방에 초대를 했다.
일단 그 방에 들어갔다는 것이 왠지 보험처럼 느껴졌다.

서비스 이름도 작명이 됐고, URL 도메인도 구매했다.
촬영한 샘플을 지인들에게 보여주니 아이디어들이 계속 나왔다.
여기에 이거 붙이면 되겠네, 여기에 이런 서비스도 하면 되겠네
이런 이유로 보험을 들어야 겠네, 빨리 시작해라~ 등

살들이 붙여졌고, 머릿속에서 서비스의 형태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정리가 된 게 올 초였고 학교 Business Project 논문 주제로도 선정했었다.

근데 이 후 5개월 간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신경이 쓰이는 일이 있어 머리가 복잡해서 이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1주 전 New Venture Startup이라는 수업을 듣기 시작했고,
사전 과제로 이걸 브리핑해서 냈는데, 그룹 과제로 선정이 됐다.
조원들이 마음 편한 우리 기수 동기들이었고, 긍정적이고 똑똑한 멤버들이었다.

우리는 너무 즐겁게 과제를 했고,, 사업을 구체화 해 보았다.
손익분기점도 어느 정도 계산이 되었다.
내 마음속에서는 왠지 모를 기대감이 막 피어올랐다.
드디어 오늘 아침에 아티스트 단톡방에 홍보 글을 남겼다.
오~~ 샘플 촬영이 몇개 잡혔다. 그리고 오늘 오후 과제도 잘 마무리했다.
조원들이 학교 다니면서 제일 재밌게 한 과제라고 했다. 나도 당연히 그랬다.
2주간 가상의 스타트업 하나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샘플 촬영들을 다시 시작하여 현실에서도 한번 첫 발을 내딛어 보려고 한다.
5개월간 아무것도 안한 그 시간이 너무 아깝도다. 날아간 5개월 ㅠ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해 봤자 의미없다.

오늘 과제를 즐겁게 잘 마친 이 뿌듯한 마음과 현실에서 시작을 작심한 마음을 남기려고 글을 적어본다.

Soya 작가님 전시회 (10/16)

오늘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서 포스팅으로 남긴다.

오늘 Soya 작가님께서 첫번째 프로젝트로 허락해 주셔서, 가서 촬영을 했다. 인사동 Artlogic Space였다. 진짜 한시간 동안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찍었다. 그런데 결과물이 별로 좋지 않게 나와서 안타깝다. 스캔 딱 한개 겨우 건져서 그래도 한 개는 만들어 볼 수 는 있었다. 그래서 배운 것은 있었다. 촬영하게 해 주셔서 감사했다. 5개까지는 그냥 해보아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고 제대로 그림을 감상했는데 그림들이 다 너무 좋았다.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은 해를 형상화한 붉은 그림이었는데, 강렬한 느낌이었다. 붉은 빛이 일반적인 붉은 빛과는 다르게 엄청 깊이감이 있게 느껴지고 빠져들 것 같았다. 작가님께 말씀드리니 그걸 의도했다고 말씀하셨다. 색깔을 내는데 엄청 고심하신다고 하신다. 남들과 다른 것, 다른 표현을 찾기 위해 천천히 변화가 되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림을 구상할 때가 제일 힘들고, 구상이 된 후에는 바로 그림에 착수하면 되는데 그때는 몸이 힘든 것도 모르고 그냥 막 그리게 된다고 하셨다. 이렇게 추상적으로 자연을 표현한 후로, 이제 자연을 볼 때 다른 마음으로 보게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가족이 그림 그릴 때 힘이 된다고 하셨다. 옆에서 잔소리도 막 하고, 힘이 되는 말을 많이 해 준다고. 그 얘기에 많이 반성이 됐다.

이렇게 전시회에서 작가님으로부터 직접 그림을 그릴 때의 상황과 심정을 직접 들으니까 참 좋았다. 그림에 대해서 다른 관람객들에게 설명하실 때 행복해 보이셨다. 그림처럼 따뜻한 분이신 것 같았다.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다른 관람객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해서 나왔다.

기묘한 미술관

히에로니무스의 그림과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콜라보가 어우러진 표지에 이끌려 책을 주문했다.

다음 5개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1관. 취향의 방, 2관. 지식의 방, 3관. 아름다움의 방, 4관. 죽음의 방, 5관. 비밀의 방 이렇게 5개 챕터이고, 각 테마별로 해당하는 그림들과 그 화가의 개인적인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1.루소의 화가가 되기 전 직업이 세관원이라는 것이 새로운 사실이었다.

2.드가의 발레리나들의 그림들을 보면서 드가가 좀 변태적이라는 친구의 불만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그 아름다운 그림들은 발레리나들의 고통이 수반된 결과였다. 드가는 발레리나들에게 매우 어려운 자세들을 요구했다고 한다. 나는 참 예쁜 발레리나 그림들을 보고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친구가 의아했는데 그림을 보고 이런 이면을 느꼈다니.. 대단하네.

3. 모나리자 그림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기 위해 왜 방탄 유리관 안에 갖혔는지를 설명해 주는, 그림을 도난당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2년 이상을 도난 당한 상태로 프랑스를 떠나 있었다니 놀라웠다.

4. 히에로니무스 <쾌락의 정원>을 예전에 미술사 시간인가 처음 접하고 “저건 미친 그림이다” (그린 사람이 미친놈인건지 그림 자체가 미친 느낌인건지 ㅎㅎ) 순간 생각했었다. 어떤 정신 세계를 가진 사람이면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놀라운 그림이었다. 그 그림에 대한 해석 일부를 볼 수 있었다. 해석하려고 자세히 보려고 하면 매우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가 될 것 같다.

5. 죽음의 방 섹션에 고흐 이야기가 있었다. 고흐의 그림들은 거의 대부분 매우 살아있는 느낌인데 고흐의 인생에서는 왜 죽음이나 파괴적인 행동이 더 이슈가 될까.

6. 마리로랑생이 코코샤넬에게 거절당한 코코샤넬의 초상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너무 쓸쓸해 보이는 초상화 속의 모습이 코코샤넬, 그녀의 내면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에 거절했을까? 마리로랑생이 SNS의 원리를 알았다면 이렇게 그리지 않았을텐데 ㅎㅎ ‘남들에게 보여지는 그림은 평소보다 120% 행복한 모습을 그렸어야지, 나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내면 어떡하니? 내 댕댕이는 이게 뭐니’ 라고 샤넬이 얘기했을 듯.

불행에 대해 생각하다.

어느날 다시 보니 글 제목만 적혀 있고 빈 페이지만 있다.
난 제목을 보고 2개의 그림을 불행의 이미지로 떠올렸다.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와 어떤 화가의 ‘오필리아’ 
그림들을 찾아보고선 아래와 같은 키워드들이 생각났다. 

감자먹는 사람들 – 어두움, 남루함, 가난함, 많은 사람들, 못생김(미안요)
오필리아 – 차가움, 외로움, 죽음

내가 생각하는 불행의 이미지들인가 보다. 나는 지금 불행한가?
불행이라고 말하기에는 미안하다.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지만, 불행하지는 않다.
또 미안하지만 행복에 더 가깝다고 얘기하고 싶다.

비율은 불행:행복 =44:55 (복면가왕 점수?)

에세이, 회고록 독후감~

사랑을 생각하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간만에 쥐스킨트의 책. 소설이 아니라 사랑에 관한 에세이였다.
쥐스킨트가 사랑을 얘기? 읽기 전에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사랑은 없다한 쇼펜하우어보다는 덜 시니컬해서 다행.
토마스 만의 <베니스의 죽음> 실제 이야기가 나왔다.
안그래도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토마스 만의 그 단편이 실제 모델이 있었다고 보았는데,
이 에세이를 읽다가 공교롭게도 그 이야기가 나와서 신기했다. 
그 가십 자체보다는 토마스만의 사랑에 빠진 심리에 더 촛점이 맞춰져 있긴 했지만.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오르페우스와 예수를 비교하는 대목도 재밌었다.
특히 오르페우스가 뒤돌아본 이유가 흔히 이야기되는 '에우리디케 발목은 괜찮은지 보려고..' 가 아닌,
'에우리디케가 지금 내 노래는 듣고 있는거야?' 라는 이유로 설명되는 것이 참 웃겼다.
전반적으로 그냥저냥 읽기 편했다.

에곤쉴레를 회상하며 (아투어 뢰슬러)
미술 평론가 아투어 뢰슬러가 가까이서 지켜 보았던 에곤 쉴레를 회상하며 에피소드를 모아서 쓴 형식이었다. 
그의 생애 전반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에피소드들 자체가 꽤나 에곤쉴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의 저자인 아투어 뢰슬러에게도 참 고마웠다. (현재 에곤쉴레의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는 독자로써~)
친구로써 에곤쉴레를 가까이서 지켜 주었다. 간혹 쉴레의 깊은 얘기도 들어주고, 금전적인 지원도 꽤 한듯.

에곤쉴레의 진지하고도 순도 높은 예술혼과 자기 작품 세계에 대한 자부심, 그렇게 살다간 깡이 부러웠다.
그의 마지막 순간도 감동적이었다. 그의 아내를 죽기 직전까지 간호하다가 독감이 옮아 아내가 죽은지 3일 만에 그도 사망했다.
아내가 죽은 직후 쉴레가 오열하는 모습이 묘사되었는데 뢰슬러의 글 재주도 참 대단하다. 너무도 슬퍼하는게 꽉 느껴져서.
게다가 그렇게 깊은 속내와 크나큰 사랑을 가진 사람이 고작 스물 일곱의 나이였다니 그것또한 놀라운 사실임.

에곤쉴레에 대해서는 한번 더 다른 책을 읽어야 겠다. 좀더 알고 싶다. 그림들의 의미에 대해서도 더 깊이. 
쉴레 그림을 좋아하면 변태? 라는 물음에 '원빈도 에곤쉴레 좋아하는데?' 라는 식의 바보같은 대답은 하고 싶지 않다.

그의 그림들은 선이 살아있으며, 기묘하고도 기괴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름다운  느낌이다. 뭔가 으르르~ 거리는 느낌?
그의 부인 에디트 만큼은 다른 그림들과는 다르게 미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아래 2개 그림이 에디트쉴레)
매우 낭만적이기까지 하네..

 

오르세 미술관 전 (0929)

오르세 미술관전 (부제로 '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을 다녀왔다.
그것도 연장 전시를 했는데, 전시 마지막날 부랴부랴 갔다.
 
이 전시회의 주인공인 (무려 부제에 떡하니 붙어있자나!) 고흐의 그 그림,
그 그림앞에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폴짝 뛰면서 보다가
옆으로 가서 보다가 다른데 갔다가 다시 와서 보고,, 난리치며 겨우 감상했지만.
 
사실 고흐 그림이라고 해서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
고흐 그림 중에서는 아주 어두운 분위기거나, 반대로 색깔을 많이 썼거나 했던 그림들이 좋다.
별밤 그림은 생각보다 그저 그랬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or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
영어 제목은 론강으로 되어있고 불어 제목은 아를로 되어있음) 그래도 머 디폴트로 좋음~
 
가장 좋았던 그림은 아래 밀레의 '봄'이었다. 색깔이 너무 이쁜거지..ㅠㅠ
밀레는 그냥 심심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랬다.
이렇게 예쁜 풍경에, 편안함을 주는 안정된 구도와 신비로운 색감을 쓰시는 분이었단 걸 예전엔 미처 몰랐네..
아래 캡쳐 그림이 그 조화로움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네. 직접 봐야함!
 
 

이밖에도 좋은 그림들이 너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왜 도록을 안샀을까 ㅠㅠ)
전시된 그림 중에 유일하게 고흐 그림보다 비싸다는 세잔의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연작 그림
전시회 전에 찾아본 정보에서 궁금했던 '꽃을 든 기사' (화가는 이름 처음 들어본 로슈그로스?)

쿠르베씨의 숲속에 사슴인지 노루인지 한마리 있던 그림
아르망 스갱이라는 화가의 어떤 여자의 초상화 (인물은 만화처럼, 배경은 정물화, 풍경화처럼..)
르느와르의 소년과 고양이 (아, 이그림 디게 이뻤음..)
전시회장 나가기 전에 있었던 두 작품 (소녀와 죽음 / 늦가을 이런 제목이었던것 같음)
'춤추는 죽음' 때문에 알게된 화가, 카를로스 슈바베의 에밀졸라 <꿈>의 삽화 관련기사
역시 '춤추는 죽음'에 직접 소개된 그림이었던, 호들러의 병든 아내 그림 이것!

 

근래 본 전시회 중에 좋은 작품들로 가장 충만했던 전시회였다.

그나저나 네이버에서 다른 그림들도 찾아보니,, 아, 오르세 미술관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

마침 내가 갔을 시간에 도슨트 설명이 있어서 따라다니면서 좀 들었는데, 사람에 치여 죽는줄;;
여튼 도슨트 분 수고하셨으요! 재밌게 잘 들었음.

인상적인 그림들 잊어버리기 전에 포스팅 남긴다. 네이버에서라도 감상하시오~

거울과 자화상,, 그리고 셀카의 오류?

교수대 위의 까치를 읽다가 너무 흥미로운 챕터를 발견했는데 가만히 읽다보니,
최근 스마트폰과 관련된 경험이 갑자기 떠올라서 두 개를 연관시키다보니 너무 재미있었고,
하여 이거.. 책 읽다 말고 포스팅 남긴다.
 
 
교수대 위의 까치 – 7. 사라진 주체
 
책의 일곱번째 챕터에서 화가와 자화상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정말 독특한 자화상 하나가 소개되었다.

 
요하네스 굼프 (Johannes Gump, 1626~?) 사망연대는 아래 그림들이 그려진 1846년 이후로만 추정.
즉, 이 화가가 그 때 살아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이 자화상들 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오스트리아 화가인데 알려진게 없고, 아래 그림들 이외에 다른 그림은 남겨지지 않았을거라고 한다.
 
 
같은 주제의 그림을 왜 두개나 그렸나.
그리고 이 구도는 정말 새롭다.
 
(2) 거울에 비친 나            (3) 그려지고 있는 나
             (1)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
 
 
그림A (위)
훨씬 고전적인 분위기이고, 전체적인 그림 형태를 원형으로 취하고 있다.
거울속의 화가와 캔버스속의 화가의 시선이 각기 다른 방향이다.
 
그림B (아래)
색채가 좀더 화려하게 쓰이고 개나 고양이 등 주변 묘사에도 충실했다.
그리고 좀더 가볍고 만화(?)적인 분위기. 거울속의 화가와 캔버스속의 화가의 시선이 같다.
 
두 그림 중 어떤 그림이 먼저 그려졌는지는 책에 나와 있지 않았다.
어떤 그림이 먼저 그려졌으며, 왜 사소하게 다른 비슷한 그림을 두번이나 그렸을까?
무얼 깨닫고? 아, 호기심 무한 자극이다.. 일단 호기심은 뒤로 하고 다음 얘기로.
 
자,, 그러면 저 그림에서 저 등을 돌린 화가가 이 쪽으로 등을 돌렸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거울&캔버스 속의 사람과 똑같은 모습의 사람이 서 있을까?
 
 
사진이 없었던 시대의 화가는 자화상을 그릴 때 거울을 보고 자신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
고흐는 왼쪽 귀를 잘랐다고 한다.
 
즉, 굼프가 저 그림에서 뒤로 돌아 선다면 아마도 그의 앞머리는 얼굴의 왼쪽으로 넘어가 있겠지.
 
요하네스 굼프, 스무살에 저런 그림들을 그린 화가라니? 그의 성격을 이렇게 예상해 보았다.
아주 많이 사색적이고 예민했을것 같고, 고집이나 집요한 면이 있으면서도 위트가 있었을 것 같다.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로 찍는 셀카!
그럼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요즘 스마트폰 셀카 얘기를 해보려고.
안드로이드 폰이 진저브레드로 OS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발생하는 민원이 있다.
(진저로 업글되면서 변경되고 인지된 feature였는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셀카로 찍으면 좌우가 뒤바뀌어 저장이 되요!!'
오류가 아닌데도 상당히 많이 문의되는 사항이다. 실제로 포털에서 '진저 셀카 저장'을 검색해 보라.
 
셀카를 찍을 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거울을 볼때와 동일한 미러 이미지이다.
사람들은 이 미러 이미지가 실제 이미지와 같다고 헤깔려 하는 것이다.
찍은 후 저장되는 '좌우가 뒤바뀐' 이미지가 실제 이미지와 같은 이미지라구!!
 
사람들은 내가 화면을 통해 본 이미지와 다르게 저장되니 이것을 오류인줄 아는게지.
후면 카메라로 당신을 찍을 때와 동일한 이미지인 것이니 오류가 아니다.
 
거울에 비친 좌우가 바뀐 나의 모습은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인 사람'이 아니고서는
실제로 다른사람들이 나를 보는 모습과 미묘하게 차이가 있는 모습일 것이다.
아,, 살면서 '실시간으로' 실제 나의 앞 모습을 볼 기회는 거의 없는건가?!  
(스마트폰 셀카 화면을 미러 이미지로 만들어주지 마세요.. 라고 하는 수 밖에..)
 
 
마지막으로 책에 나왔던 정말 웃긴 자화상 하나가 있어서. 너무도 진정성을 가진 그림일테지만 그냥 웃겨~
내 '쌩'눈으로 본 나의 모습. 눈을 가운데로 모아가며 얼굴을 움찍움찔 하며 코와 콧수염을 보았겠지? ㅋㅋ
물리학자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가 소개한 진정한 의미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약간은 지루하게 읽고 있던 차에 갑자기 맞딱드린 너무도 재미있는 그림들과 글을 보고선
한참을 이 주제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러다 급기야 진저브레드 민원까지도 생각이 닿게 된. ㅋ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가끔 폰으로 찍은 내 사진들을 보다가,
쌍커풀이 생기려고 하는 눈이 왼쪽 눈인지 오른쪽 눈인지 헤깔릴 때가 있다. 바보같아.. -_-;
 
 

빈센트 반 고흐 유작 전시회

오늘이 전시 마지막 날이었다. 다녀오길 잘한 듯.

그림 제목은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
도슨트가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고흐가 말년을 보낸 곳, 실제로 그림 속의 마차 진행 방향으로 가면 고흐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고흐가 사망하기 한달 전 (고흐는 37세에 사망함) 작품이다.

실제 작품은 아래 사진보다 색감이 훨씬 선명하지 못하다. 많이 바랬다.
달걀에 염료를 섞어 그리는 템페라 화 – 수채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빨간 색은 빨간 벽돌을 갈아 넣거나, 녹색은 풀을 갈아 넣은 것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물감의 질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그의 유화 그림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말년에 넉넉치 못해 유화가 아닌 템페라화를 그렸다는 글귀에서 왠지 마음이 짠해진..

소장자가 50년대에 어떤 프랑스 부인으로부터 결혼 선물로 받게 되어 소장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2007년에 진품인 것이 가려졌고, 그 이후 많은 곳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거래되지 못하고, 프랑스로 간다고.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전시, 그림은 약 3,500억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객관적으로는 '그림 너무 좋다~' 할 만한 느낌은 아니지만 
무엇인가 그리고자 하는 고흐의 마지막 마음이 담겨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듯.
에고,, 이 그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왠지 마음이 묵직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