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 (Gravity)

그래비티 – 알폰소 쿠아론 감독

주위 평들이 하도 좋아서, 꼭 봐야겠다 마음먹고 보게된 영화.

사실 산드라 블록의 연기를 빼고는 기대만큼 엄청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왜?
그냥 단순한 이유다. 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소재여서 크게 공감할 수는 없었고, 
이 영화를 만든 의도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3D로 봐서, 영화로 재현된 우주공간에서의 체험 자체가 재밌었긴 했다.
여튼 그래도 인상적인 영화였고 느낀 점은 있었기에 평을 써보고자 한다.

인간인지라 인간사의 이야기들은 어디를 가든 거기가 우주공간이든 따라온다는 것.
바람난 부인 이야기, 딸이 죽은 이야기, 고향은 어딘가,, 하는 시시콜콜한 인간사 이야기들.
우주공간에서의 일이 지구로 생중계되는 SF단편 소설도 생각나고, 영화 The Moon도 생각났다. 
기억이 맞다면 The Moon에선 월드 시리즈 우승팀 이런 얘기들을 우주에서 해대고 있었던 장면이 있었네.

곰곰히 곱씹어보니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굳이 붙여보는 철학적인 의미랄까?
그건 인간이 작기 때문에 살아 남을 수도 있고, 인간이 작기 때문에 먼지처럼 사라질수도 있다는 것.

1. 어떻게 살아남을 수가 있지?
엄청난 속도로 몰려오는 위성 파편들, 엄청난 속도로 튕겨나가는 인간의 몸,,
실제로 가능한거야? 라는 의문은 차치하고서라도.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가 있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장면을 보고 갑자기 깨달았다.
인간이 너무 작기 때문에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을.

그런 장면들을 보고 오버스럽지만 이렇게 까지도 생각을 했다. 
불행을 줄 수 있는 큰 일들이 많겠지만 인간의 존재가 작고 생이 짧기 때문에,
우리는 어쩌면 많은 것들을 피해가고 있다는 것을. 또한 나를 지탱해주는 것들을 꼭 붙들어야 한다는 것을.

2 시간과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들
엉킨 줄 때문에 살아남았지만, 또 그 엉킨 줄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우주에서는 우주복때문에 살아남았지만 지구의 물 속에서는 우주복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당신이 나를 살렸는데, 이제는 내가 당신을 살릴 수 있을까..?

역시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다. 
지금의 행복이나 불행의 요소가 일관되게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관계 또한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뀜에 따라 언제든지 뒤바뀔수도 있는 것일게다.

What's the point of living? (조지 클루니의 대사 중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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