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이제 휴가는 잘 못갈꺼야. 휴가 낼 수 있을 때 내' 라는 말에 휴가를 홀랑 냈고,
당시 심경이 많이 복잡해서 어딘가로 그냥 떠나고 싶다는 즉흥적인 생각에,
강변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목적지는 정동진. 그냥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서.
빈방 있는 펜션도 미리 알아보고. '어차피 1박이니깐' 하면서.
여행경로: 모래시계 조각공원, 정동진 해돋이, 하슬라아트월드, 동명락가사,, 요렇게.
책: 버스에서 읽으려고 책 '설국' 하나 들고 갔는데,
마침 창밖에 눈이 많이 온 풍경을 보고 '요 책 잘가지고 왔네!' 생각했던.
내가 혼자 했던 여행들을 생각해 봤다.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짐을 꾸려 어디론가 떠났던 게,,
시애틀에서 1박, 빅토리아 아일랜드에서 1박 했던.
크게 보면 캐나다로 혼자 떠났었으니까 그 시간들까지도 포함할 수 있을듯 하다.
여튼 그때 정동진을 혼자 여행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1. 지금은 혼자니까 모든 선택권은 나한테 있다.
그러니까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는거다.
내가 고른 이 음식이 맛없어도 다 내 책임이다. ㅎㅎ
내가 짠 여행경로가 나를 힘들게 해도 다 내 책임이다.
2. 어떤 아슬아슬한 계단을 올라가면서 또 문득 들었던 생각,,
혼자니까 절대 다치면 안된다. 지금은 아무도 나를 직접적으로 돌봐줄 사람이 없다.
더 조심조심 다니자. 나를 내가 더 챙기자.
외롭기는 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그 시간들과 공간들이 나에게 잘 새겨졌다.
그래서 또 떠나보고 싶다.
이병률의 <끌림>이란 책을 읽어보니 더욱더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