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렐조카쥬 백조의 호수 in LG아트센터

블로그를 찾아보니 2010년 매튜본 버전을 봤더라 매튜본 버전 감상문
이번에 아트센터에서 프렐조카쥬 라는 프랑스 안무가 버전을 한다길래 관심 있었는데,
홍보 영상을 보면 볼수록 보고 싶어서 마음먹고 오늘 보게 됐다.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적어 놓는다.
그냥 이 공연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몸짓이 자유롭고 다채롭고 재밌다”
칼군무이지만 칼군무 같지 않은.. 이 느낌 뭔지 알라나?
그리고 이상하게 공연장에서 새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1) 테크노 차이코프스키
처음 장면이 현대의 군상을 표현한 군무였다.
고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급 분위기가 바뀌어
테크노 차이코프스키 음악과 현대무용이 나왔는데 갑자기 찡한게 느껴졌다.
아름다운데 음악이 너무 잘 어울려서 오랜만에 춤을 보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2) 역시 시각적으로 가장 예쁜 백조의 군무
빛과 그림자로 그들의 춤이 표현이 되고 있을 때는 그 장면이 마치 추상화처럼 보였다.
마지막에 백조들이 쓰러질때 진짜 내가 다 고통스러운 것 같이 느껴졌다.
내 얼굴 표정이 나도 모르게 매우 찡그리고 있었다는.

3) 매력적인 흑조의 춤
흑조는 백조의 춤보다는 빠르고 에너제틱하고 매력적이다.
이들의 춤을 볼 때는 마치 한편의 미디어아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백조의 호수니까 백조 이겨라! 했다.
블랙스완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백조가 더 좋다.

대학교 1학년 때 철학과 교수님이 수업에서 하신 말 중 가장 잊혀지지 않는 말이 있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자유로운 직업이 무용수,
반대로 자기 자신이 가장 자유롭지 못한 직업이 공장 노동자이다.”
라는 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정의였다.
아마도 자신의 몸 쓰임의 자율성 때문이겠거니.
그래서 막춤이라도 추면 그렇게 재밌고 자유롭다는게 느껴지는건가 ㅋㅋ

자연

얼마 전 다녀온 강원도, 한계령 휴게소에서 찍어본 사진이다.
지금 보니 그날따라 구름이 참 많았네.
낙산해수욕장 근처 바다도 봤는데 마음이 탁 트였어.
돌아오는 길의 푸른 나무와 산이 힐링을 줬다.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결론은 “긴 호흡의 삶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시간을 짧게 쪼개 사는 것은 별로 고려할만한 삶의 방식은 아닌 것 같다.
극단적으로 바로 1초 전도 의미 없는 과거가 되면 사는게 무슨 의미와 재미가 있을까?
나도 그렇게 사는 것을 상상해 보았다. 그렇게 살면 편하긴 할 것 같다.
그런데 그건 시간에 잠식될지도 모르는 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일 뿐이다.

시간에 잠식되거나 시간을 배제하는 것이 아닌, 내가 시간을 더 지배해야 하고,
모든 것이 의미가 있는 그 흐름 속에 내 자신이 볼품없는 스팟처럼 존재하더라도
그 스팟이 하나의 선명한 라인이 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삶이다.

a long way to go

준비할 것들이 많은 것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모든 것을 혼자하고 있는데, 지금은 혼자 하는 것이 맞다.
타인에게 그 어떤 것도 의지하고 싶지 않다.

이게 성공을 할지는 잘은 모르겠다.
근데 이상하게 성공에 대한 집착이 크게 생기지는 않는다.

지금 시작하는 것들이 너무 재미있다.
공간과 미술품을 잘 촬영하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더 잘 알리고 싶은 아티스트들의 연락들이 오고,
이에 따라 산출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편집을 하고,

미술계 관계자들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기존에 짧은 인연이었지만 작가가 된 사람에게 연락이 닿았고,
그 작가의 니즈를 알게 되면서 급 사명감이 생기고,
비록 엑셀이긴 하지만 채워져 가는 나만의 데이터 베이스
특허 준비도 시작을 했다. 많은 것들이 정말 낯설고 새롭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붙여봐야 할 것이고,,
올해 진짜 딱 한작품만 팔리는 것을 목표로 해보자.
그 순간을 생각하니 괜히 설레고 두근두근하다.

역사적인 날

지난 일요일 무쟈게 힘들게 3층짜리 단체전을 찍었다.
최대한 많은 샘플을 찍어보리라 생각하고
무료 샘플 촬영이라고 얘기해서 신청을 받은 것이다.

일욜에 가보니 작가 30여명 작품이 전시된 겁나 큰 전시장이었다.
어찌저찌 하루죙일 찍었는데, 그날 주차비가 4만원이 나왔다.

나를 부른 이사장에게 주차비 정도는 내주시라고 얘기하니
그러겠다 하시고 오늘 입금했다고 해서 들어가보니 10만원이 입금됐다!
그날 찍은 산출물로 작가들 반응이 좋았었긴 했는데~

그날의 내 노동의 댓가 6만원, 생각지도 못한 금전이 들어왔다.
처음으로 촬영으로 번 돈인데 너무 신기하다..
이렇게 좋아해도 되는 것인가?!

그림을 잔뜩 보고 나니,

주말 내내 그림을 많이 보았다.
시각적 예술이 좋아서인지, 그 일이 참 재밌긴 했다.
만약 유사한 공수 투자의 댓가로 월급보다 많이 번다면
그냥 이 일만 하고 싶었다.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야 하겠지만..

수십점의 그림을 한꺼번에 보고 나니
이 분들의 예술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들었다.
그 중 인상적인 작품들이 몇점 있었다.
가장 와 닿은 작품은 딱 한개,
그리고 그림이 예쁘다고 생각되는거 몇개

어제 느낀 예술의 의미는,
인생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내는 것
인간의 감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
관객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것
눈에 보기 좋은 조화로운 색상의 조합
눈에 보기 좋은 예쁜 그림

예술을 가지고 Business Model 을 만들고 싶은건데,
여기에 아무 생각이 없으면 안될 것 같다.

진정한 의미는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계속 배워나가고 싶다.
엄마가 ‘니가 이걸 하다 보면 그림을 그리게 될 수도 있어’ 그러셨다.
그건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지금 내 행위들도 어떻게 보면 시각적인 산출물이다.
완성도가 아직은 낮아서 그렇지..

이제 시작

귀한 샘플을 찍어 본 게 8개월 전이었다.
카메라를 막상 지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때,
회사 후배와 그 장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마침 그 친구 어머니가 그 주에 전시회를 한다고 했고,
후다닥 약속을 잡아 우연치 않게 찍게 되었다.

전시회를 찍고 있을 때 어떤 분이 미술평론가라면서
이것에 관심 있는 아티스트들이 많다며 내 연락처를 받아갔다.
그리고 그 날 나를 아티스트가 잔뜩 있는 단톡방에 초대를 했다.
일단 그 방에 들어갔다는 것이 왠지 보험처럼 느껴졌다.

서비스 이름도 작명이 됐고, URL 도메인도 구매했다.
촬영한 샘플을 지인들에게 보여주니 아이디어들이 계속 나왔다.
여기에 이거 붙이면 되겠네, 여기에 이런 서비스도 하면 되겠네
이런 이유로 보험을 들어야 겠네, 빨리 시작해라~ 등

살들이 붙여졌고, 머릿속에서 서비스의 형태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정리가 된 게 올 초였고 학교 Business Project 논문 주제로도 선정했었다.

근데 이 후 5개월 간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었다.
신경이 쓰이는 일이 있어 머리가 복잡해서 이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1주 전 New Venture Startup이라는 수업을 듣기 시작했고,
사전 과제로 이걸 브리핑해서 냈는데, 그룹 과제로 선정이 됐다.
조원들이 마음 편한 우리 기수 동기들이었고, 긍정적이고 똑똑한 멤버들이었다.

우리는 너무 즐겁게 과제를 했고,, 사업을 구체화 해 보았다.
손익분기점도 어느 정도 계산이 되었다.
내 마음속에서는 왠지 모를 기대감이 막 피어올랐다.
드디어 오늘 아침에 아티스트 단톡방에 홍보 글을 남겼다.
오~~ 샘플 촬영이 몇개 잡혔다. 그리고 오늘 오후 과제도 잘 마무리했다.
조원들이 학교 다니면서 제일 재밌게 한 과제라고 했다. 나도 당연히 그랬다.
2주간 가상의 스타트업 하나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샘플 촬영들을 다시 시작하여 현실에서도 한번 첫 발을 내딛어 보려고 한다.
5개월간 아무것도 안한 그 시간이 너무 아깝도다. 날아간 5개월 ㅠㅠ
지나간 시간을 후회해 봤자 의미없다.

오늘 과제를 즐겁게 잘 마친 이 뿌듯한 마음과 현실에서 시작을 작심한 마음을 남기려고 글을 적어본다.

열심 (熱心)

“열심”의 사전적 의미
어떤 일에 온 정성을 다하여 골똘하게 힘씀. 또는 그런 마음.

항상 주어진 본분에는 열심히 하려고 했다.
지금은 하나하나 열심히 쳐내기 바쁘다.

그런데 쳐내는 순간이 항상 너무 늦다.
너무 계속 쥐고 있었다.
쥐고 있다가 늦게 놓았더니 떠나가 버린 게 생겼다.
열심히 하지 말까?

지금 상태가 딱히 번아웃도 아니다.
동시에 진행하기 힘들어서 졸업도 한 학기 늦췄다.

지금 시점에 뭐하나 제대로 안되어서 자괴감이 든다.
수업은 허덕허덕 따라가고, 브레이크 때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회사에서 주어진 일도 겨우 하고 있다.

솔루션이 필요하고, 그 솔루션은 나만 찾을 수 있다.
그럼 더 열심히 할까 ㅋㅋㅋㅋ

2년 전 “어느 날은 작은 사고나 나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가끔 들었던 시절
진짜 프로젝트의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매일 전화 폭탄을 안겼던 그 시절,
회사에서 십몇년 만에 혼자 구석에서 눈물 바람 했던 시절 ㅎㅎ
내가 매일 아침 집을 나서기 전에 외쳤던 말은 “할.수.있.다!”
그때는 정말 나도 모르게 나왔던 말이었다.

지금은 그 말 조차 입에서 안 떨어진다.
유치할 수 있지만 긍정의 힘을 믿어야 해, 의지를 다지고 힘내셔.

수연무작 (隨緣無作) / 오취온

수연무작 (隨緣無作) – 인연에 따라 조작 없이 살라. 나에게 주어진 인연을 받아 들이고 따르고 내 힘을 따르고 내 분수를 따를 뿐 크게 억지 쓰지 않고 아등바등 내 것으로 만들려 하지 않는다

불교 경전 중 하나인 화엄경에 언급되는 말로 연못에 뜬 연꽃이 잔잔한 물결에 고요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연을 조작하듯 맺고 끊을 게 아니라 조용히 인연에 따르고, 무엇인가 얻으려고 억지를 부릴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순리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오취온 (오온)
색: 보이는 대상 / 수: 느끼는 마음 / 상: 생각하는 마음 / 행: 조작하는 마음 / 식: 분별하는 마음

오온(五蘊)의 다섯 가지 내용. 인간의 육신과 정신을 표현하는 요소 또는 우주 만유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기본 요소. 오음(五陰), 오중(五衆), 오취(五聚)라고도 한다.

색(色)은 형상과 색깔로서 형상 있는 모든 물체를 말한다.
수(受)는 괴롭다, 즐겁다,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 등으로 느끼는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상(想)은 외계의 사물을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그것을 상상하여 보는 마음의 작용, 곧 연상을 말한다.
행(行)은 인연 따라 생겨나서 시간적으로 변천하는 마음의 작용, 곧 반응을 말한다.
식(識)은 의식하고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여기에서 색은 인간의 육체요, 수,상,행,식은 인간의 마음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살아가는 궁극적 이유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 이다.
나의 모순을 경험하고 깨닫기 위해서 이다.
세상을 조금 오래 살다 보니,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스승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퍼스트러브 하츠코이 / Netflix

Youtube의 홍보 영상에 끌려 주말 내내 보았던 드라마이다.

제목 :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first Love , 初恋)
넷플릭스 공개일 : 2022년 11월 24일

첫사랑, 만남, 기억에 관한 이야기였다.
삿포로 오타루가 배경이라는 이유로 러브레터가 생각이 났다.
혹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를 설파하려나? 했는데
역시 뻔한 환타지처럼 해피 엔딩이어서 좋았다.

그런데, 주인공 두 사람의 이야기는 재밌었는데,
두 사람의 사랑 때문에 상처 받는 제 3자가 없었으면 좋겠다.

이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 중 기억에 나는 것,
나와 닮았으면서 서로 베프가 되는 최애의 사랑을 만나는 확률은
60억분의 1이라고 한다.

도망치지마 노구치 야에, 앞을 봐 심호흡하고 가.
다치거나 부끄러워도 인생은 뛰어넘는거야.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를 정말 간만에 들었는데, 좋았다

인생의 회전목마

지금은 이 수레바퀴가 어디쯤 와 있을까?

오늘 ‘넌 참 감성적인 성향이 있어’ 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아마 어려울 것이야.. ‘ 라고 덧붙였다.

감성적인 부분 때문에 힘든 것도 있지만,
감성이 없으면 사는 것이 너무 재미 없을 것 같아.
한번도 해보지 않은 낯선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