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와, 간만에 블로그에 낙서를 남긴다. 지금 보니 4년 반 동안 블로그를 방치했었다.
2018년 1월 1일 포스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After Life (원더풀 라이프) 영화 이야기가 마지막이었더라. 그 이후 뭐가 그렇게 정신없이 살았는지 블로그에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살아왔다. 내가 블로그라는 공간에 내 생각과 느낌을 풀어 놓은지 꽤 오래되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요즘 오랜만에 여러 형태로 다시 글을 쓰다 보니, 필력이 예전만큼 못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뭐 엄청난 필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예전 블로그 포스트들을 읽어보면 내가 이렇게 글을 썼다고? 하며 놀랜다. 글을 잘 써서가 아니고, 그냥 그 당시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을 글로 잘 표현했었던 것 같다. 글을 읽어보면 그 당시의 심정이 잘 느껴진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은 네가지 형태이다. 블로그(on), 3년 다이어리(off), Notion(on), 모닝 페이지(off)

나의 사적인 감정이나 생각이 많이 들어간 순으로 보자면 모닝 페이지 > 블로그 > 3년 다이어리 > Notion > 이다. (on)은 온라인으로 인터넷에 쓰고 있고, (off)는 손글씨로 노트에 쓰고 있는 글이다.

사실 다이어리에 사적인 마음을 써야 하는데 다이어리는 그날 그날 있었던 일(Fact) 위주로 쓰고 있다. 이것은 나중에 그날 하루를 돌이켜 보기 위한 기록이다. 한 페이지에 하루의 3년을 (ex. 22년 5/1, 23년 5/1, 24년 5/1 이런 식임) 기록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고 하루 기록을 5줄 정도로 남기는 것이다.

모닝 페이지는 아침 6시부터 20~30분간 공책 한페이지에 빽빽히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이다. 주제는 그냥 생각나는대로 쓴다. 심지어 반려견이 천둥소리에 놀라 짖어서 진정시킨다고 밤잠을 설친 날의 주제는 청각에 민감한 내 강아지를 생각하면서 떠올린 ‘감각과 민감함’이었다.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주제를 정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글도 이어진다.

Notion은 주로 To-Do 에 관한 것이다. 이건 사실 Notion이라는 툴을 잘 활용해 보기 위함으로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기록하는 것은 일종의 메모라고 본다.

이 곳 블로그, sommm.com 도메인은 2001년인가 등록해서 벌써 20년이 넘어가도록 내가 보유하고 있는 도메인이다. SOMMM = society of movie, music and media 이 정도의 갖다 붙이기 식의 의미를 부여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게.. 사실 키보드 치는 맛 때문에 이렇게 도메인을 했었다. w를 세번 치고 so(쏘!) 치고 m을 세번 치는게 리듬감이 있었다고 좋아했던 기억도 있네. 20년 전 어린 나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도메인을 정했다니 좀 귀여웠군 ㅎㅎ 이것 말고 필리터라는 도메인도 있는데 거기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 시킬 도메인이라 거기 있는 블로그 글을 다 여기로 옮기고 있다.

그래, 올해 하반기부터 나의 글을 좀 쓰고 있다구. 이제 내 생각들을 잘 돌아보며 방향 설정을 잘 하면서 살 것이다. 예전에는 정제되지 않은 생각과 감정들을 기록하는 것이 글이었다면, 내 생각들을 정리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수단 중 하나로 글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쁘더라도 이게 미래의 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틈틈히, 열심히 1년은 해보자.

INFJ

99년에 누가 MBTI 검사지를 가져다 줘서 MBTI 검사를 한 적이 있다.
누가 검사를 시켰는지 기억난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MBTI 검사를 왜 하라고 했을까?

얼마 전 집정리 할때 그때의 결과지가 발견되었었다.
그 때의 검사 결과는 INFP였다. 그래서 내가 대학 성적이 별로 안 좋은건가? ㅋㅋ
생각해보면 그때는 치밀한 계획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며 살았던 것 같다.

지금은 옹호자 (혹은 예언가) 타입이라는 INFJ가 나온다. 2년 전 쯤에 그렇게 나왔던것 같고 그 이후로 MBTI 간이검사 같은걸 해보면 질문 항목이 달라도 INFJ가 계속 나온다. 그리고 INFJ의 특징들을 보면 나는 INFJ가 맞는것 같다.

사실 MBTI라는 16가지 범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을 분류한다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모든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이 세상에 나와 100% 똑같은 인격과 성격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을 굳이 16가지의 MBTI로 분류를 해보겠다고 하면, 아마 성향의 정도의 차이가 고유한 성격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일까? P 성향은 전혀 없고 완전하게 J로 치우친 INFJ라던가, I 성향이지만 E같은 I라던가, 그런 정도의 차이로 개개인의 유일무이한 성격이 설명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이쯤에서 MBTI의 신빙성에 대한 의심은 접어둔다. 왜냐하면 INFJ를 설명하는 글들이 나와 맞는 부분이 참 많았고 어느 정도는 나도 그 범주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아래 표와 Mindjournal의 INFJ 강점/약점으로 설명된 글을 보고,, 허걱 했네.

그런데 사람들의 MBTI는 생애를 거쳐서 변하는 것일까? 나도 대학 때는 INFP였던것 처럼?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때 자유로움과 융통성, 창의성 이런 것들을 좋아해서 어쩌면 나는 원래 J타입이었는데 내가 원하는 형의 인간을 머릿속에 그리고 답을 해서 P 형이 나왔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궁금해서 J와 P의 차이점에 대한 글을 찾아 보았다.
mbti j p 차이, 질문과 예시로 완벽이해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위 글을 보고 와서 내가 지금은 J인것이 더 확실해 졌다. 난 이렇거든.
1. 나는 우리 팀에 업무 매뉴얼이 없는 것이 불만이다. 여차하면 내가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보고 싶다. 팀원들이 그때 그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이 참 별로다.
2. 혼자 여행을 가더라도 엑셀에 시간 단위로 계획을 짰고, 그 중 두세개의 계획만 제외하고 다 하고 왔다.
3. 한 해를 시작할 때 항상 계획을 하고 지키려고 노력한다. 50% 정도는 지켜왔던것 같다.
4. 자격증 공부를 할 때 날짜별 페이지 단위로 공부 계획을 짰다.
5. 회사의 To-Do나 폰의 알림은 꼭 그때그때 해치운다. 이런거 쌓이는게 너무 싫다.
6. 내가 좋아하는 친구라도 미리 약속하지 않았는데 즉흥적으로 우리집 앞으로 오겠다거나 어디서 만나자거나 하는 연락이 반갑지가 않다.
7. 내가 발견하는 한 오타나 비문은 못 참는다.

그래도 P 성향이 가끔 튀어나올 때가 있다. 정말 하기 싫은 일은 몰아서 집중해서 한다. 이런 싫은 일들을 미리 해놓기는 싫다.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서 판단의 잣대를 미리 들이대지는 않는다. 사람에 대한 판단은 좀 유보할 때가 많다. 원칙이 중요하지만 융통성이 필요할 때는 융통성있게 처리를 할 때도 많다. 아마 나는 J와 P의 중간 지점이지만 J쪽에 약간 치우친 것이 아닐까 한다.

아, 오늘 나에 대해서 너무 많은 것을 쓰고 가는것 같다.
MBTI 참 무섭네. 이렇게 나의 사소한 것까지 다 얘기하게 하다니!
여하튼 난 한동안은 INFJ로 살것 같다.

오랜만이야

나의 블로그, 오랜만에 글을 남긴다.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하는, 세가지 (ㅋㅋ 그렇게 성공하고 싶음?)
1) 다작, 2) 다독, 3) 다상량을 실천하기 위해 블로그에 다시 글을 써본다.
이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쓸수 있게 되기까지 힘들었다.
그 과정은 어제 Notion에 기록해 두었다.

그리고 또,, 너도 오랜만이야.
피하고 싶지 않았지만 니가 서있던 그쪽에 나를 막는 흑막 장벽이 쳐진 것 마냥
그쪽으로 발길이 움직여지지 않더라.
원래 그쪽에 볼일이 있어서 가려고 했었거든. 근데 멈칫해버렸어.
그리고 가지 않았어. 너도 왠지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 나를 피하고 싶은 것 같았어.
나는 그 순간 정말 네가 나를 안봤으면, 아니 봤으면, 아니 안봤으면, 아니 봤으면.. 했어.
네가 나를 봤는지 안봤는지 사실 나는 잘 모르겠어.
기분으론 네가 나를 본것 같아. 오늘 옷도 거지같았는데 ㅎ
그래 이왕 이렇게 된것, 또 보자 🙂

무지개 다리 건넌 뜨리

우리 강아지 뜨리가 2월 28일 세상을 떠났다.
너무나 그날 하루가 미안하다. 아직도 찔끔씩 눈물이 흐른다.
뜨리의 존재가 나에게는 너무 컸었던 것 같다.
뜨리는 동물이 아닌 나의 반려자, 동반자, 같이 사는 존재였다.
아직도 가끔 퇴근 길에 ‘지금 집에 가면 뜨리 빨리 보겠네’ 라고
스치듯이 잘못 생각한다.

흰 개가 나온 생생한 꿈

하얀 털을 가진 (손질이 잘된 털이 길게 자란) 개가 꿈에 나왔다. 나를 핥더니 계속 나를 따라왔다. 꿈에서 우리 집은 돌계단으로 올라가고 큰 통유리로 된 집이었다.

나를 따라오는 그 개의 이름은 ‘가을이’였다. 나는 ‘가을아 이제 안돼’ 하고 혼자 집으로 들어와서 그 집에서 계속 밖을 지켜보았다. 유리니까 밖이 다 보였다.

가을이가 문 앞에서 잠시 울다가 금방 포기하고 돌계단을 내려갔다. 집쪽인 이쪽을 보면서 뒷걸음질로 내려가다가, 중간쯤에 갑자기 축 늘어지며 죽은 것처럼 보였다.
내가 순간 ‘나가봐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집 아래쪽에 있는 큰 연못에 가을이가 살아있는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연못 물을 찹찹 마셨다. 그 모습을 보고 꿈에서도 스치듯이 뜨리 생각이 났던 것 같다.

그 큰 개는 거기에 좀 머물다가 나에게 뒷모습을 보이며 먼길을 떠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창에 붙어서 ‘가을아~’ 부르고 있었다.

깨고나서 좀 황망하면서 왜 뜨리는 안나오고 크고 흰 개가 나오지.. 생각함. 누군가에게 얘기하니 그건 좋은 꿈이라고 한다. 뜨리가 사람으로 태어날지도 모르는 좋은 꿈, 흰개는 ‘천신’이라고.

원더풀라이프

한 사람의 인생에서 그 순간이 내 인생의 단하나의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때가 있을까.

20대 치기어린 마음에 영화를 마구 폭식하고 있었을 당시에 본 영화 중 나에게 단 하나 마음 속에 남아있는 영화를 고르라고 하면 이 영화를 고르겠다. (10대의 가위손과 성치옵 영화들을 지나~)

그 때 막 이 영화를 보고 났을 때는 그냥 막연히 인생에 대한 통찰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잔잔하지만 감동이 있네~ 했는데 그이후 그냥 계속 '좋은 영화'하면 떠오르는 영화였다. 지금은 스토리가 정확히 기억도 안난다.

인생에서 되돌아 가고 싶은 단 하나의 순간을 이야기 하고 있는 영화다. 영화를 처음 봤을 그 당시에는 딱 꼬집어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2018/01/14 사당역 아트나인 극장
친구와 이 영화를 다시 보았다.
지루해서 당황스럽고 친구에게 좀 미안했다는 ㅋㅋ
20년 만에 다시 보고,, 느낀 것을  적어본다.
꼭 사랑이 쌍방을 바라보아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나도 누군가의 행복한 순간이었을 수 있다 라는 것..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여자는 지금의 사랑에 충실하려고 한다'라는 말을 어디선가 주워 들었는데,
일본에서는 그 반대인가? 이 영화의 내용 상으론 그래.

친구와 영화를 보고 나서, 나보고 어떤 순간이었냐고 묻길래 '모르겠다'하고 답을 못했다.
친구와 우리의 앞으로의 인생에 그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서로 격려했다.

행복 지수

맛있는 것을 먹고,
재밌는 곳을 가고,
처음 가본 곳을 가고,
가증스럽지만 사진을 찍고,
의미없는 수다를 떨고,
가끔 보기 싫은 사람 욕도 하고,
음악과 영화와 미술을 즐기고,
책을 읽는 척 하고,
아침에 따뜻한 모닝 커피를 마시고,
울집 강아지가 귀엽고,
회사와 집이 매우 가깝고,
거의 매일 칼퇴를 하고,
살이 좀 빠지고,
멋진 차림을 해 보고,
첼로를 제대로 연주하고,
금전적으로 부족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하고 상상하고,
가족이 안녕하다.
이렇게 소소하게 많은 이유들!

심야식당 2

"사람들은 답이 없는데도 헤매이고 있을 때가 있어요"

"나도 헤매고 싶네요"

아.. 헤맨다는 건 답이 있는데 답을 찾을 때만 쓰는 말인가..

엊그제 영화를 봤는데 인상적인 대사가 있어서 적어놓는다.

답이 없는데 헤매는건 안되나보다.

이제 헤매지 말자고 다짐해 보지만

어떤 면에서는 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님 ㅅㅂ

 

첼로 고르기

뭐만 고를라 치면 생기는 결정장애, 머리 아픈 시간이 다가왔다.
악기를 골라야 하는 시간의 제한도 있다.
이번주 토욜부터 새악기 들고 오케스트라 연습 나갈꺼거든.

악기를 사겠다고 마음 먹고, 주말에 두군데 다녀왔다.
안양에 있는 악기점과 부천에 있는 악기점

안양 악기점에서는 홍성우 첼로를 추천해 주었다.
처음 시연을 해보았을 때는 소리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올드 이미테이션인 악기 디자인이 좀 별로였다.
그냥 평범하게 만들면 어울렸을텐데.
그리고 생각해보면 울림이 좀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부천 악기점에서는 전공자 세컨으로 쓰였던 중고 첼로를 (독일 베네딕트 랑) 소개해 주었다.
소리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하이포지션에서도 소리가 맑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바니쉬 컬러가 하필이면 내가 싫어하는 레드 바니쉬 ㅡ.ㅡ
지금 쓰고 있는 악기가 레드 바니쉬여서 올드해 보이고 저가 악기 티가 확 나서,
오케 연습할때마다 좀 챙피했던 기억이.. ㅠ.ㅠ (미안허다)
레드만 아니였다면 당장 샀을거라고 얘기 드리고 그냥 왔다.
베네딕트 랑에 대해서 폭풍검색했는데,, 선뜻 맘이 안간다.

내일 에프홀 예약 했다.
에프홀에서는 좋은 악기 만날 수 있을까?
근데 아마 여기선 예산이 문제일듯 아흑.
에프홀은 옥수동 쪽에 있는데, 첼로를 좋아하시는 어떤 분이
자신의 사무 공간에 제작자들 악기를 가져다 놓았는데 판매되어서 시작된,
서울에 있는 유일한 스트링 갤러리라고 한다.
좀 기대가 된다. 혼자 가서 뻘쭘하게 도레미파랑 ‘비목’만 열라 연주 해볼 듯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