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에 누가 MBTI 검사지를 가져다 줘서 MBTI 검사를 한 적이 있다.
누가 검사를 시켰는지 기억난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MBTI 검사를 왜 하라고 했을까?
얼마 전 집정리 할때 그때의 결과지가 발견되었었다.
그 때의 검사 결과는 INFP였다. 그래서 내가 대학 성적이 별로 안 좋은건가? ㅋㅋ
생각해보면 그때는 치밀한 계획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며 살았던 것 같다.
지금은 옹호자 (혹은 예언가) 타입이라는 INFJ가 나온다. 2년 전 쯤에 그렇게 나왔던것 같고 그 이후로 MBTI 간이검사 같은걸 해보면 질문 항목이 달라도 INFJ가 계속 나온다. 그리고 INFJ의 특징들을 보면 나는 INFJ가 맞는것 같다.
사실 MBTI라는 16가지 범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을 분류한다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모든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이 세상에 나와 100% 똑같은 인격과 성격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을 굳이 16가지의 MBTI로 분류를 해보겠다고 하면, 아마 성향의 정도의 차이가 고유한 성격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일까? P 성향은 전혀 없고 완전하게 J로 치우친 INFJ라던가, I 성향이지만 E같은 I라던가, 그런 정도의 차이로 개개인의 유일무이한 성격이 설명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이쯤에서 MBTI의 신빙성에 대한 의심은 접어둔다. 왜냐하면 INFJ를 설명하는 글들이 나와 맞는 부분이 참 많았고 어느 정도는 나도 그 범주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아래 표와 Mindjournal의 INFJ 강점/약점으로 설명된 글을 보고,, 허걱 했네.
그런데 사람들의 MBTI는 생애를 거쳐서 변하는 것일까? 나도 대학 때는 INFP였던것 처럼?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때 자유로움과 융통성, 창의성 이런 것들을 좋아해서 어쩌면 나는 원래 J타입이었는데 내가 원하는 형의 인간을 머릿속에 그리고 답을 해서 P 형이 나왔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궁금해서 J와 P의 차이점에 대한 글을 찾아 보았다.
mbti j p 차이, 질문과 예시로 완벽이해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위 글을 보고 와서 내가 지금은 J인것이 더 확실해 졌다. 난 이렇거든.
1. 나는 우리 팀에 업무 매뉴얼이 없는 것이 불만이다. 여차하면 내가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보고 싶다. 팀원들이 그때 그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것이 참 별로다.
2. 혼자 여행을 가더라도 엑셀에 시간 단위로 계획을 짰고, 그 중 두세개의 계획만 제외하고 다 하고 왔다.
3. 한 해를 시작할 때 항상 계획을 하고 지키려고 노력한다. 50% 정도는 지켜왔던것 같다.
4. 자격증 공부를 할 때 날짜별 페이지 단위로 공부 계획을 짰다.
5. 회사의 To-Do나 폰의 알림은 꼭 그때그때 해치운다. 이런거 쌓이는게 너무 싫다.
6. 내가 좋아하는 친구라도 미리 약속하지 않았는데 즉흥적으로 우리집 앞으로 오겠다거나 어디서 만나자거나 하는 연락이 반갑지가 않다.
7. 내가 발견하는 한 오타나 비문은 못 참는다.
그래도 P 성향이 가끔 튀어나올 때가 있다. 정말 하기 싫은 일은 몰아서 집중해서 한다. 이런 싫은 일들을 미리 해놓기는 싫다.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서 판단의 잣대를 미리 들이대지는 않는다. 사람에 대한 판단은 좀 유보할 때가 많다. 원칙이 중요하지만 융통성이 필요할 때는 융통성있게 처리를 할 때도 많다. 아마 나는 J와 P의 중간 지점이지만 J쪽에 약간 치우친 것이 아닐까 한다.
아, 오늘 나에 대해서 너무 많은 것을 쓰고 가는것 같다.
MBTI 참 무섭네. 이렇게 나의 사소한 것까지 다 얘기하게 하다니!
여하튼 난 한동안은 INFJ로 살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