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영화를 다시 보았는데, 소설이 궁금해져서 주문을 했다. 두권의 책이 배달되어 왔다. 책을 다 읽고나니 영화와 아주 많이 다르다. 다른 점을 기록해 본다.
1) 쥰세이는 미국 뉴욕에서 자랐다. 그리고 라파엘로와 닮았다는 묘사가 몇번 나온다 – 영화에서는 거의 언급이 없는 내용
2) 아오이는 밀라노에서 자랐다. – 영화에서는 이태리어를 쓰지 않고 대부분 영어로 대화를 하므로 이태리에서 자랐다는 것을 전혀 알 수가 없다. 다니엘라와도 아주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영화에서는 둘이 영어로 대화를 하므로 마치 다 커서 어학원 같은데서 만난 사이 같다.
3) 마빈은 네이티브 미국인이다 – 영화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혼혈) 느낌인 배우가 연기를 했다. 책에서 마빈을 묘사하는 것과 비슷한 체격의 배우였음.
4) 다카시는 밀라노에서 아오이와 같이 자랐다. – 영화에서는 슬림한 산타마리아 유스케가 연기를 했는데 책에서는 서양인의 우람한 체격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 영화에서의 다카시는 유머 코드를 넣으려고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계속 회사 여자들을 바꿔가며 사귀다가 다시 처음사귄 여자에게로 돌아간다. (뭐임?)
5) 책에서는 8년만에 쥰세이와 아오이가 두오모에서 처음 만난다. – 영화에서는 중간에 한번 쥰세이가 아오이를 찾아가고 마빈과 같이 사는 집까지 따라갔었다. 이 장면이 좀 유치하고 어색하다고 느꼈는데 책에서는 없어서 그랬군
6) 책에서는 쥰세이가 아오이를 우연히 미술관 앞에서 보게된다 (아오이 닮은 사람인 줄 알고 쫓아간다) – 영화에서는 아오이가 피렌체에서 쥰세이를 우연히 보는 장면으로 각색이 되었다.
7) 책에는 없는 첼로 연주 장면 : 첫키스때 들었던 첼로 연주를 다시 만나서 듣게 되는 것, 그것을 아오이가 부탁했다는 것, 그 사연을 듣고 쥰세이가 아오이를 찾으러 밀라노로 가는 것… 이 스토리가 사실 좀 억지스럽고 별로였는데, 극적인 장치로 그냥 사용한 듯 하다. 그래도 그 첼로 연주곡이 좋으니까 그걸로 됐다.
8) 마빈과 헤어지는 장면이 책과 영화가 다르다.
9) 메미와 헤어지는 장면도 영화와 책이 다르다.
10) 죠반나 선생님과는 아주 약간의 이야기가 있다. 거의 마지막 즈음 짧게 묘사된 죠반나와 쥰세이가 단둘이 며칠간 여행하고, 그녀에게서 모성애의 느낌을 매우 많이 받는 내용 – 영화에서는 없는 내용인데 이건 좀 그랬다.
11) 마빈과 메미가 무슨 죄냐. 마지막 장면에서 마빈과 메미는 도구가 된 느낌이 들어서,, 책을 다 읽고선 기분이 참 나빠졌다.
책을 다 읽고난 느낌이 사실 그닥 좋지는 않아서 바로 알라딘에 내놨다. 억지스러움은 있지만 영화는 많은 군더더기를 덜어내서, 영화가 느낌이 더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