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음!!!]
종이여자 – 기욤뮈소
<종이여자>는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를 읽을 때 처럼 마구 거슬리지는않았다. 이번에는 내용이 참신했다. 여전히 책장은 잘 넘어갔음. 3일만에 다 읽었다.
여주인공 빌리 캐릭터는 정말 매력이 있었다.
여전히 비슷한 구도의 친구들이 등장했지만, 중심이 되는 캐릭터들이 그 전에 읽었던 책들과는 조금은 달랐다. (종종 등장하는 나이가 많은 멘토같은 캐릭터가 이번에는 없었다.)
게다가 예전 책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운명으로 이어진 오래된 연인들이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라서 더 경쾌한 느낌. 아무래도 빌리 캐릭터 때문이겠지만.
그리고 기욤 뮈소가 주인공 톰보이드를 빌려 작가로써의 고백? 비슷한 것들을 풀어놓은 게 많았다. 책을 쓰는 것에 관한 과정이라던가, '난 예술가는 아니다. 그들과 급은 조금 다르다..' 라는 식의 자신의 작가로써의 포지셔닝 인정, 그런 것들이 솔직한 것 같아 좋았다.
그러나, 결말 부분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찡하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마음인 즉슨!
아름다운 환타지비극으로 남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 (종이여자!), 그러나 억지로, 급작스럽게 처리된 해피앤딩에도 '왠지 다행이다' 생각되는 마음,, 이 두가지 마음이 마구 왔다갔다 하면서 '아 뭐야 짜증!!' 이러다가 '아 서로를 잊지 않고 사랑이 아름답게 결실을 맺어 기쁘다 ㅠㅠ' 의 사이에서 정말 혼란스러웠다;;; 이것도 능력이야 기욤뮈소님 ㅋㅋ
중간에 한국인과 이대가 등장해서 깜놀, 게다가 이대를 상세히 묘사한걸 보고 왠지 '와보지 않고서야' 하고 찾아보니 예전에 모모 아트홀(이름은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ECC에 들어선 영화관)에서 작가 사인회를 했었네!
기욤 뮈소의 이야기는 다소 통속적이긴 하나 재미는 있다. 읽고 있으면 머랄까.. '허세 쩔어!' 이런 마음? ㅋㅋ 그래도 그런 허세마저도 재미의 요소로 승화시켜주니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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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 정유정
책 펼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엄청 두꺼웠다. 처음에 읽다가 오영제 캐릭터에 혐오감이 생겨 읽기 싫어져서 한동안 치워놨다가 뒷 이야기가 궁금해 다시 읽게 되었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자식 내리사랑에 관한 방식들이 거의 주된 테마였다. 예쁘고 어린 소녀가 죽음을 맞게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을 한다.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흥미롭지만, 가장 쳐주고(?) 싶은건 정유정 작가의 필력이다. 정확하게는 문장력이라고 해야하나, 표현력이라고 해야하나. '아, 한글 단어의 조합으로 이런 느낌을 주는 문장 표현도 가능하구나! 이래서 한국사람이 한국 작가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거구나~' 하며 한글의 표현력에 새삼 경이가 생길 정도였다.
그리고 영화화를 염두에 두었나 싶을 정도의 생생한 묘사력도 짱이었고. 특히 죽기 전 세령이의 모습과 세령호 마을의 후미진 숲속 길들이 눈앞에 떠오를만큼. 영화화 한다고 하는데 기대됨. 약간 '이끼'같은 분위기도 났고.
조금 불만이었던 건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너무 많이 왔다갔다 해서 가끔 집중력 떨어졌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스토리! 이것이 컨셉이었지만 나같은 단순한 리더에게는 째끔 과했다고나..
정유정 작가의 이전 작품인 '내 심장을 쏴라'도 여유가 되면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