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관람 영화 2 (10/10)

스포일러 많음!!  

4. 마이 백 페이지 (야마시타 노부히로, 일본) – 10/10 12:3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나에게 개인적으로 부산영화제 + 츠마부키 사토시는 "좋은 영화"란 공식이 생길 듯 하다. 작년에 봤던 <악인>도 참 괜찮았지만 이번 부산영화제 관람 영화 중에 이 영화가 제일 나았다.


이름이 마츠야마 켄이치인 다른 배우도 유명한 애라고 하네. 이 배우의 연기도 굿임.

보면서 온갖 생각들이 막 들어서,, 스쳐지나갔던 생각들을 정리 좀 해보아야 겠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해주어서 좋은 영화였다고 하고 싶다. 매력적인 내러티브라 길었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 사와다
캐릭터의 극적인 변화가 있지는 않았지만, 관객인 내가 그를 보는 시선은 변화가 있었다. 영화 초반부에 용기를 내서 학생운동 선봉장을 도망치게 만드는 그를 보고 '아,, 기자라 운동의 전면에 나설수는 없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원조를 함으로써 운동을 지지하는 그는 비겁하지 않은 멋진 언론인이구먼!' 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리고 영화를 즐기며, 감수성이 풍부한 그가 참 좋아보였는데,,, 그렇게 인간적인 사람이 자위대의 죽음에 '그들의 봉기'라며 좋아하는 모습에 '그래도 사람이 죽었는데?' 라고 생각이 들면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또한 그가 진정 원하는 것이 성공적인 투쟁이었는지, 아니면 그만의 특종이었는지,,도 궁금했다. 일석이조로 둘다 였을지도 모르고. 마지막 결과에서는 그에게 동정심이 들었고, 그래도 착한 본성, 양심, 정의감이 있는 캐릭터 였기에 자기의 '실수에 대한 죄값'을 치루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어쩌면 영화 리뷰를 쓰며 살아가는 것이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삶이 아니었을까.

# 우에야마
사기꾼인지 허언증인지 아직도 헤깔린다. 특히 우에야마는 먹는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그 장면들을 보면서 매우 자기 본위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걱우걱 먹으며 낄낄대고 만화책을 보는 장면에서는 사기꾼 같은데, 정말 결의에 차서 칼을 든 모습에서는 진심으로 투사가 되어 운동을 성공시켜 보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현실이 받쳐주지 않으니 혼자 좌충우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가 한 말이 현실이 될거라고 단단히 믿고 있는건 아닌지.. 다만 계획이 실현되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만약 무기탈취가 제대로 됬다면 어떻게 됬을까? 계획적인 가짜 운동가였다기 보다는 허언증(약간 정신병–;)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
아참, 처음 우에야마의 등장에서 다른 사람과 논쟁을 벌일 때 밀리니까 갑자기 비논리적인 우격다짐을 해서 희안한 애네..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 언론
있는 것도 없게 만들고, 없는 것도 있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언론이다. 우에야마가 '나를 진짜로 만들어줘', '신문에 내 이야기가 나면 나는 진짜가 될 수 있어' 라는 대사를 하는데, 우에야마는 언론의 힘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언론인들에게 접근해 잘 이용해 보려고 했던 것 같다. 언론의 자유나 탄압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언론의 힘에 대한 이야기 인듯 하다. 

# 폭력의 정당화, 정의
그 전공투의 무력항쟁(?)의 계획을 지켜보면서 진보란 명분으로 폭력을 정당화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으며, 자위대원이 죽는 장면에 할애를 많이 하였는데 그 장면에서는 '아 저사람이 살았으면 하는데..' 라는 생각도 들면서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도 폭력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었을까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 그 베스트셀러 읽어봐야 할라나 ㅎㅎ

# 미시마 유키오
이 영화 보기  전날 술 마시면서 미시마 유키오란 작가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게 되었다. (같이 술마신 옵이 일본 문학에 조예가 깊으셔서 재미있게 잘 얘기해 주셨음~) 헌데 신기하게도 마침 이 영화에서 미시마 유키오 얘기가 몇 번 나왔다.

 

 

5. 핫핫핫 (베릴 콜츠, 룩셈브루크/벨기에/오스트리아) – 10/10 17:00 센텀 CGV


갑자기 리조트의 사우나 혼탕에서 일하게 된 페르디난 아저씨의 이야기이다. (아저씨라고 해도 나랑 나이 몇개 차이 안남 ㅋ)
처음에 "외형을 가장 중요시 하는 세계에 살고 있는 작은 물고기, 페르디난.." 라고 해서 뭔가 물고기 이야기인줄 알았다. -_-;

코드 맞추기가 조금 힘들었다. 약간은 나와는 유머 코드가 안 맞는 듯 했음.
심지어 초반에는 마구 졸리기까지… (밥먹은 직후라 그랬다고 생각할래)


그래도 열심히 따라가려고 하다 보니 중반부터는 괜찮았다. 약간의 환타지 적인 요소가 좋았다.
알몸의 사람들을 보기가 부끄러워서인지 갑자기 현실에서 잠수복을 입은 모습이 된 아저씨 라던가,
혼탕에서 맨날 보는 것들 때문인지 맘에 든 여자들을 만나서인지, 여러 이유로 억눌렸던 욕구가 막 분출되기 시작해서 
꿈에서 ** 인형이 되는 페르디난이 참 웃겼음.

혼자 있을 때 조차 옷을 입고 사우나에 들어가는 아저씨를 보면서,, 
'아 저 사람은 무언가 깨고 나와야 하는 사람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링이 시각장애인 이라는 것을 영화 중반에 알았는데, 링의 진정한 모습을 일부러 중간에 보여준 것인지 궁금했다.
링때문에 틀었던 음악인 중국어로 된 오페라는 좀 듣기 싫었다. ㅠㅠ

정말 핫!한 배우들이 아닌 아저씨, 아줌마의 러브씬에 기분이 왠지 유쾌했음~ 매리앤 아줌마는 귀엽고 아줌마 주제곡도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에.. 웃기기도 했지만 아저씨에게 너무한거 아니야?! 라는 생각도 한편 들었다. 뭐 행복했음 된거겠지!

GV이야기
친구가 용자가 되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할만한 것을 물어봄 ㅋ 
혼탕 사우나가 그 문화권에서는 일반적인 것인지, 배우들이 naked한 상태로 나오는데 어떻게 설득 시킨 것인지?
>> 룩셈브루크나 벨기에는 혼탕이 일반적인데 프랑스에서는 혼탕이긴 하나 수영복을 입고 들어간다고 함.
혼탕 사우나가 자연스러운 거라서 배우들이 어렵지 않게 벗었는데, 영화 장비들 때문에 제작진들은 못벗었다고 함 ㅎㅎ

그 전날 GV에서 나온 질문이라는데 꿈에서 인형이 될때 보라색 인형이 되는데,, 일부러 보라색을 선택한 것인지?
>> 여성성과 남성성을 다 가진 색깔인 보라색이 이 남자의 캐릭터와 비슷해서 보라색으로 표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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