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 중흥사 (2/25~26)

매년 가는 템플스테이, 올해는 고양 북한산의 중흥사로 갔다. 구파발 역에서 절로 가는 셔틀을 타고 가야 했었다. 다시 가려면 북한산성 입구에서 산행을 한시간 정도 해야 갈 수 있다. 도봉산 천축사 이후 두번째로 도달하는 게 힘든 절이었다. 도달하는 게 힘든 것도 기억에 많이 남아서 일종의 매력인가 ㅎㅎ

휴식형으로 갔기 때문에 저녁 식사 후에 스님과 함께하는 108배가 일정의 전부였다. 108배는 여러 번 해봤지만 내가 해봤던 108배 중에 가장 짧은 시간에 해낸 것이었다. 보통은 25분 정도 걸리는데 이번에는 11분이 걸렸다. 너무 빨리 하시는 바람에 다리에 힘이 빠지고 포기하고 싶었다. 중도에 절을 포기하고 엎드려 있는 분들도 보였다. 그래도 하다 보면 끝이 나겠지 하고 계속 했다. 아무 생각없이 무조건 따라갔더니만,, 스님이 ‘마지막 절입니다’ 하셨다. 나도 모르게 끝이 왔다. 스님께서도 “이렇게 108배를 하다 보면 아무 생각없이 하게 되지 않더냐, 108이라는 숫자가 끝인 것처럼 힘든 일도 언젠가는 끝이 있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단순한 진리이지만 그 순간 참 맘에 와 닿았었다.

템플스테이 진행하는 여자 선생님이 아침에 차 한잔 주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셨다. 내가 올해 바라는 것은 ‘진정한 행복찾기’라고 말씀드렸더니,, 나중에 가는 길에 내 등뒤에서 ‘꼭 진정한 행복을 찾기를 바랄께요’ 라고 해주셨다. 감사했다.

사진을 찍었는데 겨울 막바지라 좀 예쁘지는 않았다. 그 선생님이 지금이 가장 풍경이 삭막한 시기라고 봄이나 가을에 풍경이 참 예쁘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럴것 같다. 삭막한 와중에 소나무들만 푸르러서 이 노래가 생각났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빛~’ ㅋㅋ (소나무에 관심이 생겼다. 소나무는 왜 이렇게 사철 푸르른 것인가.. 연약하지 않은 침엽수여서?)

중흥사 대웅전이다. 여기서 스님으로터 중흥사 역사도 듣고 하드타임 108배도 했다. 3배도 두번 드리면서 <다들 평안하길> 하고 기원했다.
중흥사의 이른 아침이다. 해가 막 뜬 맞은편 산의 모습을 숙소에서 찍었다.
약사여래보살님이다. 이 절의 원불이라고 한다. 고려시대부터 몇백년간 이 절 터를 지킨 분이다. 이름처럼 치유의 힘이 있다고. 얼굴 표정이 참 온화하셔서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22년 낙산사에서 소원을 적을 때 “해주세요 해주세요~” 하고 너무 바라는 게 많았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다른 것들 다 떠나서 진정한 행복이 뭔지 찾고 싶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다. 소나무의 푸르름이 좋았다. 이번 템플스테이의 발견은 소나무이다.
건너편 돌산이 멋있어서 찍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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