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를 다시 시작한 게 7~8년 된것 같다. 10대에 아마 7~8년을 하다 관두었던 것 같고, 20년간 첼로를 잊고 살았다. 왜 다시 해볼 생각을 했을까? 얼마 전 블로그 글들을 정리하다 보니 13년에 유럽 여행에서 작은 성당의 현악기 공연을 보고와서 첼로를 다시 꺼냈던것 같다.
지금 첼로 쌤은 세번째 선생님으로 이 분과 6~7년 정도 한것 같다. 처음 쌤은 너무 괴팍해서 나와 맞지 않다 판단하고 한달만에 패스했고, 두번째 쌤은 좋으셨는데 결혼한다고 학원을 관두셨다. 지금 쌤은 집에 와서 렛슨해 주시고 뭔가 사람을 편하게 해주시는 것 같아서, 순수한 취미로 진도 나가려는 나와 맞는 것 같아서 이 분으로 계속 하다보니 벌써 6년 이상이 되어간다. 18년에도 1년간 자격증 준비한다고 쉬었는데, 이번에 또 시작하려는 것 때문에 1년 반을 쉬려고 한다.
다음주 수요일이 쉬기 전 마지막 렛슨이다. 아쉬운 마음에 선생님께 드릴 선물로 <Classical Themes for Two Cellos> 악보집을 준비했다. 완전히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즉 다음을 기약하는 의미이다. 1년 반 후에 이걸로 다시 렛슨하자고 하려고 한다. Two Cellos 니까 선생님과 같이 연주하는 것으로~
16,17년에 오케스트라도 해보았다. 좋은 경험이었다. 또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것 같다. 그 때 20년 넘은 내 첼로와 케이스가 너무 초라해서 (미안) 첼로와 하드케이스도 다시 샀다. 독일산 중고 첼로인데 어떤 교수가 사용했던 거라고 했다. 왠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지만 단단한 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기존 첼로 색상이 체리색이 많이 들어가서 이번에는 중후한 브라운 색상을 사야지 했는데, 또 체리색이 많이 들어간 첼로가 내게 왔다. 나에게는 첼로 색상이 체리색이어야 하나봐.
집에 <한권으로 끝내는 취미첼로>란 악보집이 있는데 여기 포스트잇이 네군데 붙어있다. 이 악보집을 산 이후로 이 네곡만 열심히 연습해 왔던 것 같다. 다른 곡들은 난이도 면이나 재미 면에서 그닥 끌리지가 않는다. 이 악보집을 펼때면 항상 이 네곡을 연습해 보고 덮는다.
1) 시네마 천국 OST 2) 아리오소 3)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4) 냉정과 열정사이 OST
아리오소가 제일 연주하는 재미가 있고, 시네마 천국은 왠지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약간 단순한것 같고, 냉정과 열정사이는 곡은 좋은데 좀 느려서 박자 맞추기가 쉽지 않다.
<Classical Themes for Two Cellos> 악보집이 나에게도 하나 있는데 렛슨을 쉬는 동안에 그걸 연습하거나, 저 네곡을 간간히 또 연습하거나 그럴 것 같다. 너무 바쁘게 살아서 쉬어가고 싶을 때, 멍이들 안정시키고 싶을 때(?) 다시 연주해 보아야지. 멍이들에게 첼로 소리 계속 들려주면 조금 있다가 자는 자세를 잡는다. (엄청 귀여움)
나의 첼로, 조금만 기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