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위기다

(블로터닷넷 기사 앞부분임)

나는 올해 11월 2일을 기다리고 있다.

그날은 애플이 숨겨놓은 또 하나의 신제품(one other thing)을 발표하는 날도 아니고, 구글의 ‘히든카드’가 공개되는 날도 아니다. 시쳇말로 ‘ TGiF’(Twitter-Google-iPhone-Facebook)와는 관계가 없다. 11월 2일은 미국 콜롬비아 로스쿨에서 사이버 공간에 관한 법률을 가르치는 팀 우의 신간 <마스터 스위치>(The Master Switch)가 출간되는 날이다.

대체 그 책이 뭐길래, 애플 신제품과 구글 서비스보다 더 관심을 두고 기다리고 있는가.

미디어에 대한 이해의 기초를 세운 마셜 맥루한은 ‘전구보다는 그 빛이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즉, 전구라는 새로운 발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발명이 인간의 낮과 밤의 개념을 바꾸고, 새로운 삶의 양식과 산업의 구조를 창조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전구가 있고 말고는 우리에게 ‘더 나은 쥐덫’일 뿐이다. 쥐를 잡지 못하는 쥐덫에 아무리 스펙이 더해진다 한들 의미 없다. 그 전구가 우리 삶에서 전에 없던 가치를 창조할 때 그 것이 우리에게 중요해진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에는 늘 ‘가치의 교환’이 발생했다. MIT에서 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가르쳤던 엘링 E. 모리슨이 그의 저서 <인간, 기계, 그리고 현대 사회>(Men, Machines, and Modern Times)에서 지적한 것처럼 ‘인간은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기계를 만들지만 그 기계에 의해서 또 다른 제한된 현실을 갖게’ 된다. 예를 들면, 위에서 언급한 마셜 맥루한의 ‘예언자적 사명’을 물려받은 사회평론가 닐 포스트먼이 <죽도록 즐기기>(Amusing Ourselves to Death)에서 날카롭게 통찰한 바와 같이 TV를 통해서 우리에게 일어난 변화는 더 우리의 감각을 만족시키는 미디어 소비만은 아니다. TV가 등장하기 전에 링컨과 더글라스가 논쟁을 벌였을 때, 그들의 대담이 진행된 시간은 하루 종일이었다. 그 것은 가족 단위로 참석하는 공동체 행사였고, 논의에 집중하다 지친 사람들을 위해 잠시 집에 가서 식사를 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TV가 미디어의 중심인 세상에서, 정치 토론은 3분 다이제스트로 소화된다. 정치 뿐만 아니라 교육, 종교 등도 모든 것이 쇼 비즈니스의 일부가 되가고 있다

인터넷은 위기다. <전문 보기> by 비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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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 만한 글인 것 같아, 시간이 날 때 정독하려고 스크랩 한다.
뭐 '과학철학'이나 '기술철학'같은 거창한 말을 꺼내지 않더라도, 
큰 흐름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하면서 살아야 겠당.. 
내 사고 방식이 그만큼의 내공이 안되서,, 너무 편협하게 살고 있는건 아닌지. 쩝.

오늘 하루종일 애플 키노트 기사만 읽다 보니 머리 아프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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