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저장계 에필로그 – SF단편 [감정저장계]

감정저장계는 성공을 했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

감정저장계의 기능은 계속 발전해 나갔고,
저장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저장된 것을 꺼내 공유할 수도 있었다.
단, 저장된 감정의 공유는 딱 한번 한 사람에게만 주입시킬 수 있었다.

감정저장계는 쓰임이 많았다.

감정 100 찾기 놀이가 유행을 했고,
연인 끼리는 감정저장계를 사용하다 다투기도 했다.

3D, 4D뿐 아니라 영화보기의 새로운 체험을 가능하게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장면 장면마다 느껴야 할 감정을 주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정저장계는 감정이 매마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이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분노의 감정이 필요한 랩퍼에게 원하는 랩이 쉽게 나오도록 만들었다.
슬픔의 감정이 필요한 배우에게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범죄를 막는데도 유용했다. 
살인범에게 범죄의 순간, 평온을 주입시켜 살인을 하지 못하게도 했다.

권태기의 부부에게 사랑의 감정을 주입하여, 
짧은 순간이라도 다시금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도록 했다.

하지만, 감정저장계의 쓰임도 역시 순간의 유희일 뿐이다.
감정을 오랜 시간동안 다스릴 수 있는 주체는 기계가 아닌 
감정을 진심으로 전달하고 느끼는 인간이라는 것을,,
감정저장계를 쓰면 쓸 수록 사람들은 깨달아 갔다.

(5/2~5/13, 2010, jooh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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