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들의 모음,, 베스트셀러 등극하신.
전에는 잘 몰랐는데, 베르베르의 글이 대체적으로 차갑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간의 죽음이나 폭력에 대해서 너무 무심히도 그리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도 여전히 상상력 굿굿~ 흥미진진, 재미가득, 유머만점이었다!

그리고, 차가운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끈적이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사실 생각해보면 그의 글들은, 그런 무심하고 차가운 점이 매력이다.

가장 재미있었던 순서대로..

## 스포일러 좀.. ##

1. 농담이 태어나는 곳
가장 재밌게 읽었던 이야기.
전반적으로 작가의 장편 소설 '뇌'를 연상 시켰다. 
숨겨진 진리를 찾으러 다니는 로드 무비 같은 구성.
그리고 '뇌'에서 참 인상적이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자신의 뇌에 몇 퍼센트 정도는 '남을 웃기고 싶어 하는' 부위가 있을것이다.>
라고 여자 주인공이 생각하는 대목이었다.
그런 부분에서나 이 단편을 읽다보면 작가는 유머를 매우 중요시 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의 이야기들 대부분이 해학을 담고 있는 것도 그렇고.

그리고, '뇌'에서도 그랬지만,
성행위와 동시에 다른 어떤 자극(이 단편에서는 '웃음'이라는 자극,,)을 받는 것에 대해
강박관념이 있으신듯. 헨타이심? 미안여.. ㅡ.ㅡ;
(근데 다른 단편에서도 그 이야기가 또 나오잖아요..)

2. 영화의 거장
아, 이것 또한 상상력이 참 대단한 이야기였다.
주인공 이름이.. 엥? 큐브릭? 그 큐브릭? 하면서 읽었는데, 
역시 그 스탠리 큐브릭과 관련이 있었다.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3. 환경 파괴범은 교수형 
세상이 이렇게 된다면.. 좋을까 나쁠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고 이런 이야기를 쓴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런 심각한 미래가 가능할것 같기도 하다.

너무 더워지는 기후에 '이 지구가 너무 걱정된다' 생각은 하면서
정작 아무데나 물티슈 마구 쓰고, 에어컨이 꺼져 있으면 짜증나고.. 
이렇게 당장 눈앞의 내 안위를 챙기는데..
이런 나의 모순과 위선이 좀 불편할 때가 있다. ㅠ.ㅠ

4. 꽃 섹스
이건 묘사가 참 재미있었던 이야기.
어떻게 그렇게 꽃의 수정 과정을 인간의 섹스와 연결시켜 묘사할 수 있는지..?
참 적나라 했지만 그만큼 흥미로웠다.

5. 남을 망치는 참새
오늘 베르베르의 인터뷰를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그가 젊었을 적 어떤 여자에게서 받았던 상처를 이야기로 써보았다고 한다.

주인공이 끊임없이 나쁜 남자로부터 구해주고 싶어했지만, 헤어나오지 못하던 여자.
정말 피곤한 민폐 덩어리 여자였지만,,
그 여자도, 그를 구해주고 싶어하는 주인공도, 그 나쁜 남자도.
모두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존재들이다.

* Ecorchée Vive <생살이 벗겨진> 이란 뜻의 프랑스어
혹독한 아픔이 예술가에게는 더 풍부한 감성의 원천으로 작용한다는 표현

6. 안티-속담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
정말 그 속담들이란게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속담들을 정 반대로 해도 말이 된다는 점. 그건 참 새로운 발견이었다. ㅋ

아, 내가 예전부터 생각해 왔던 "이 속담은 반대가 더 진리야" 했던,,
Out of sight, out of mind 를 뒤집으면 In mind, in sight.
이건 뒤집으니 괴로운 이야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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